불합리한 부동산거래…블록체인으로 잡는다!

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 2018.02.20 05:00

[일상을 바꾸는 블록체인]⑥ 블록체인 부동산거래 '렉스'

/사진=렉스(REX) 홈페이지
블록체인 기술이 부동산거래에 적용되면 어떤 모습일까? 우선 현재 부동산거래 사이트의 문제부터 확인해보자.

질로(Zilow)는 미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거래 사이트이다. 2006년 창업해 10여 년간 미국 부동산거래를 장악했다. 1억1천만 건이 넘는 주택 데이터를 한 곳에 모은 포털을 만들어 승승장구했다. 우편번호만 집어넣으면 매물의 가격과 면적, 건물 모습은 물론 집 내부사진까지 제공하고 있다. 방과 화장실 개수와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해 적정 매매가를 자동으로 산출해준다.

하지만 문제는 데이터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수년 전 팔린 매물이 버젓이 남아 있고 산정금액이 현실과 맞지 않아 이용자들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래서 블룸버그는 "한때 부동산시장을 뒤흔들었던 질로가 구식 데이터베이스로 고전하고 있다. 오래된 자료가 제공되고 가치산정도 틀린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질로가 10년 전 혁신했던 부동산 거래를 다시 한 번 혁신하겠다고 나선 곳이 바로 스타트업 '렉스'(REX). 블록체인을 통해 질로의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이 회사를 "질로 등 부동산시장을 뒤흔든 파괴자(disrupter)를 파괴하려는(disrupt)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렉스도 일단 데이터를 모은다. 매수자는 75개 정도의 질문에 답하며 원하는 물건의 조건을 넣고, 매도자는 팔려는 매물의 조건을 상세하게 입력한다. 중개업자는 해당 지역의 시세나 현황, 이슈 등을 올릴 수 있다. 이렇게 매물이 올라오면 렉스 직원이 방문해 집 사진을 찍어 올린다. 여기까지는 질로와 유사하다.


그런데 렉스의 혁신은 데이터를 중앙 집중화하지 않는 것. 질로의 문제는 데이터가 한 곳에 모이면서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고 업데이트도 제때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렉스는 블록체인을 통해 문제의 해결에 나섰다.

블록체인은 모든 정보를 네트워크에 참여자들이 가지고 있다. 각 거래정보는 블록화 되고, 이 정보는 네트워크 참여자들을 통해 검증된다. 과반수가 갖고 있는 데이터와 일치하는 것만 블록으로 등록된다.

매도자가 렉스에 올린 부동산 정보도 다른 이의 검증이 있어야 공식 정보로 등록된다. 어떤 부동산이 일단 등록이 되면 거래내역, 수리내역, 시세 등이 업데이트 되고 검증돼 정보는 항상 최신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P2P(개인간 거래) 방식이기 때문에 포탈처럼 거대 서버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서 렉스는 거래 수수료를 2%로만 책정하고 있다.

렉스는 서비스 품질을 위해 가상통화 '렉스 토큰(REX token)'도 도입했다. 이용자들의 정보등록, 검증, 갱신을 위해서는 정보 소유자의 참여가 필요한데 가상통화가 바로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이다. 렉스는 데이터베이스에 이용자가 정보를 입력할 때마다, 또 정보 검증을 도울 때마다 토큰을 지급한다. 토큰은 집값 지불에 쓸 수도 있고 달러로 환전할 수도 있다.

그래서 워싱턴포스트는 렉스에 대해 "블록체인의 보안성을 부동산 데이터 검증으로 영리하게 응용했다"며 "기존 부동산 포탈의 한계를 한 방에 해결하며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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