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만원 내면 아무 영화관이나 월 30번 공짜 관람

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 2018.02.20 05:00

[티타임즈의 혁신공장] ① 영화관을 넷플릭스로 만든 회사 '무비패스'

영화 한편 보는 가격으로 아무 영화관에서나 한 달 동안 매일 영화를 볼 수 있다면? 실제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이런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무비패스'는 월정액을 내면 미국 전체의 91%인 4000여개 영화관, 3만6000여개 스크린에서 매일 영화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 달 이용료는 9.95달러(약 1만원)로 미국 영화티켓 1장 가격 수준이다. 최근 월정액을 내는 회원들이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미국 언론들이 "오프라인판 넷플릭스"라 부를 정도이다.

월정액을 내고 회원이 되면 이 회사는 무비패스 카드를 발송한다. 회원이 앱을 통해 영화를 고를 때마다 이 회사는 카드에 영화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을 충전해준다. 단 무분별한 예약을 막기 위해 당일 볼 영화에 대해 영화관 주변 100야드(91.44미터) 내에서 신청할 때만 충전을 해준다. 실제 볼 영화에 대해서만 충전을 해주는 것이다.

/사진=무비패스 홈페이지
무비패스는 2011년 창업했을 때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넷플릭스 창업멤버 가운데 한 명인 미치 로우가 2016년 6월 CEO로 부임하면서 큰 변화를 맞았다.

당시 월정액은 50달러로 한 달에 6편 정도의 영화를 봐야 본전을 뽑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8월 로우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용료를 월 9.95달러로 내린 것. 무비패스가 월정액을 파격적으로 내리자 미국 영화관 체인인 'AMC'의 주가가 한때 폭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는 무비패스를 제대로 이해 못한 투자자들의 실수라고 평가했다. 당시 타임지는 "(무비패스의 결정은) 영화 산업을 살릴 수 있는 기회이다. 무비패스의 전략은 매우 영리하다"라고 평가했다. 무비패스는 영화관에 정상가격을 지불하기 때문에 영화관은 손해 볼 것이 없고 오히려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무비패스는 어떻게 돈을 벌려는 것일까? 원래 무비패스의 수익모델은 헬스클럽 모델이었다. 고객들에게 정기 이용권을 팔고 고객들이 이용을 적게 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로우는 이 모델을 바꿔버렸다.

그가 새로 찾아낸 무비패스의 수익원은 바로 데이터. 무비패스에는 이용자들이 어떤 종류의 영화를, 언제, 얼마나 자주 보는지 등 영화 소비와 관련한 모든 정보가 모인다. 바로 이 정보를 마케팅회사와 데이터회사에 판매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무비패스 데이터를 이용하면 고객들의 행동패턴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제작사 등이 영화 제작여부는 물론 상영시간, 티켓 가격, 마케팅까지 모든 것을 정교하게 조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월정액 인하를 앞두고 데이터 기업들이 무비패스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불룸버그는 "무비패스의 모델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얻는) 구글, 페이스북과 다를 것이 없다"며 "데이터가 무기인 세상에서 무비패스는 가장 부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영화 1편 값으로 최대 30편을 보게 해주는 것이 데이터 시대에 부자가 되는 영리한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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