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올랐다. 지난 1주일간 각각 4% 넘게 뛰었다. 주간 기록으로는 S&P500이 5년여 만에, 다우는 2016년 대선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S&P500지수는 지난 1월 고점에서 10% 이상 떨어졌다가 낙폭을 절반가량 만회했다.
신흥시장 증시도 반등했다. MSCI신흥시장지수가 최근 저점에서 5% 올랐다. 국제유가도 오름세로 돌아섰고 구리 가격도 지난해 12월에 기록한 4년 고점 수준에 근접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지난 5월 저점에서 45%가량 올라 1만달러선을 회복했다.
더욱이 세계 경제 성장세와 기업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조짐을 보인 게 투매를 부추겼지만 물가나 금리 수준이 아직 역사적인 저점에 가깝다는 사실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을 때도 처음엔 증시가 부담을 느끼는 듯 하더니 결국 상승세로 돌아섰다.
팀 러더로우 마운트루카스매니지먼트 CIO(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지난 급락장 때보다 덜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해 "그냥 적당한 성장이지, 세상의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설문조사에서 향후 6개월에 걸쳐 증시가 오를 것으로 본 투자자의 비중은 49%로 지난 14일까지 1주일간 12%포인트 높아졌다. 펀드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미국 주식형 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2월 첫째 주 229억달러에서 둘째 주 72억달러로 급감했다.
물론 비관론도 아직 남아 있다. 프랑수아 부어든 피에라캐피털 글로벌 CIO는 "지금은 '리스크온'이지만 내일은 '리스크오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험투자 성향이 갑자기 위험회피성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주식, 상품, 외환, 채권 등 자산간 상관 관계가 부쩍 높아진 만큼 투자심리의 반전은 금융시장 전반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S&P500지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유로화 및 원유 가격의 상관관계는 최근 4년 중 가장 강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특히 시장의 반등 속도가 너무 빨라 가격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ML)의 최근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는 주식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답한 이의 비중이 43%에 지난달에 비해 12%포인트 낮아졌다. 하락 폭이 2년 만에 가장 컸다. 투자자들이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케니 폴카리 오닐 증권 이사는 채권시장이 증시에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3%를 돌파하면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채권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6일 2.87%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한때 4년 만에 최고인 2.94%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행보도 주목하고 있다. FRB는 올해 3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는데 인플레이션 압력 등에 맞서 금리인상 횟수가 4차례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세를 불리고 있다. 보통 금리인상은 증시에 악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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