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 대표들이 설 연휴를 보낸 방식은 저마다 달랐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외교정책 지원 사격에 나섰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명절에도 '페북정치'(페이스북을 활용한 정치)를 이어갔고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대구·평창 등 현장을 누볐다.
◇文대통령 지원사격 나선 秋…'페북정치' 이어간 洪 = 추 대표는 설 연휴기간 동안 외교 활동을 벌였다.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 '핵 안보' 섹션에서 패널로 참석,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평화구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추 대표는 "제재를 위한 제재가 아닌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외교적 수단으로서 제재를 이행해야 한다"며 평창동계올림픽 전후로 조성된 남북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문 대통령이 독일 방문시 천명한 신 베를린 선언에 기초한 '포스트 평창' 전략을 소개했다.
홍 대표는 스마트폰 자판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자신을 향한 당내 '사당화' 논란에도 적극 해명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정권은 또 한 번 북의 위장평화공세에 속아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고 오히려 동맹국인 미국과 일본을 적대시 하는 친북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당화 논란에는 "나는 정치에 입문한 이래 23년 동안 계파정치를 철저히 배격하는 정치를 해 왔다"며 "나는 앞으로도 계파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홍 대표가 색깔론으로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일부 여당 의원들과 정치평론가들을 향해선 "나를 철 지난 극우로 한번 몰아보려고 하는 작태 이제 그만 둬라"며 "나는 좌우를 떠나 국익을 중심으로 정치하는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대구로 광주로…유승민·박주선, 바른미래당 새얼굴 알리기 = 새로 출범한 바른미래당은 직접 발로 뛰며 신당의 새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유 대표는 대구로, 박주선 공동대표는 광주로 향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과정에서 이탈될 수 있는 호남-영남 민심을 다독여 지지기반을 다지고 외연확장에 나서려는 전략이다.
유 대표는 경북 포항도 방문해 지진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지역 민심을 위로했다. 수텃밭인 영남지역을 공략하면서 국민의당과의 통합과정에서 옅어진 보수색채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광주 5·18 민주화 운동 관련 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박 대표는 간담회에서 "바른미래당은 5·18 진상규명 특별법을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하며 통합과정에서 민주평화당이 갈라져 나가면서 이탈될 수 있는 호남민심을 다독였다.
연후 마지막날에도 유 대표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강원도 강릉을, 박 대표는 경기도 성남의 한국도로공사 교통센터 종합상황실을 방문했다.
◇민생점검 나선 조배숙·이정미=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설 연휴기간 동안 별다른 대외활동 없이 향후 정국운영을 구상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반대하며 신당을 창당했지만 14석의 의석수로 인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6월 지방선거에서 호남지역을두고 민주당-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과 3파전을 벌여야 하는 점도 숙제다.
조 대표는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설 연휴 지역을 돌아보니 민주평화당에 대한 기대를 느꼈다"며 "민평당이 개혁 블록 내에서 강력한 야당 역할을 해서 서민경제를 살려달라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설 민심을 전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역시 발로 뛰며 민생점검에 나섰다. 이 대표는 화재 예방-안전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소방서를 격려방문하고 119안천체험 한마당에 참여했다. 또 설 연휴에도 농성을 벌이고 있는 투쟁 현장을 찾아 노동자들을 만나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