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내수 10% 꿈"..쉐보레·캐딜락 韓시장 생존할까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18.02.19 05:30

쉐보레, 크루즈 단종에 중고차값, 서비스 우려↑..캐딜락 "쉐보레와 별개" 선긋기 나서

한국GM 카허 카젬 사장/사진제공=한국GM
"지금 이 상황에서 누가 쉽게 쉐보레 차를 살 수 있겠어요."(군산시민 김모씨)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고 철수설이 이어지면서 국내에서 판매 중인 쉐보레·캐딜락 브랜드의 생존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GM은 한국에서 대중차 브랜드 쉐보레는 생산·판매하고, 고급 브랜드 캐딜락은 별도 법인(GM코리아)을 운영해 전량 미국에서 수입·판매한다. 한지붕 두가족 체제다.

◇쉐보레, 크루즈 단종에 중고차값·서비스 우려↑=쉐보레는 일단 군산공장의 폐쇄로 주력 차종 중 하나인 준중형 세단 크루즈와 다목적차량(MPV) 올란도 단종으로 판매 추락이 불가피하다. 연초마다 내세웠던 "내수 점유율 10% 달성" 목표는 이젠 이루기 힘든 꿈이 된 셈이다.

2016년 내수에서 사상 최대치인 18만275대(점유율 9.9%)를 팔았는데, 지난해 13만2377대로 26.6% 급감했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낙폭이다. 쉐보레가 한국 시장에서 생산·판매를 완전 철수한다면 예상 자체도 무의미하지만, 나머지 두 개 공장(부평·창원)과 판매·서비스가 잔류한다더라도 장기 생존력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미 지난해 한국GM 철수설이 나돌 때에도 일부 경쟁 브랜드의 일선 영업점에선 "쉐보레 차량을 사면 후회막급일 것"이라고 공격전을 펼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에 철수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중고차 가치 하락 △애프터서비스(AS)비용 인상 △부품 수급 난항 등을 우려하며 구매 기피 분위기가 감지된다.


당장 내수 3위 자리도 위태롭다. 지난해 9월 사상 처음으로 쌍용자동차에 월간 3위를 내준 바 있는데 올해에는 처음으로 연간 순위가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까지 판매 장려 운동을 적극 펼치던 군산 시민들은 '배신감'에 불매 운동으로 돌아섰고, 움직임은 확산 중이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현대·기아자동차에 반사이익이 돌아갈 수 있단 관측도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어렵게 신차 배정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배치엔 2~3년이 걸린다"며 "올해 유일한 신차인 에퀴녹스도 미국에서 수입되기 때문에 가격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GM코리아 사장/사진제공=GM코리아

◇캐딜락 "쉐보레와 별개, 럭셔리카 투자 의지 강해"=다만 캐딜락은 쉐보레와는 별개라며 선을 긋고 있다.

카허 카젬 사장 한국GM 임원이 GM코리아의 등기이사를 겸직하고 있지만, 쉐보레가 철수하더라도 캐딜락은 상관없이 남을 거란 얘기다. 실제 여타 수입차 법인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캐딜락은 1996년 국내에서 출범한 이래 지난해 2008대 판매되며 브랜드 최대 실적을 거뒀다. 수입차 브랜드 중 전년 대비 최대 성장률(82%)이다. 올해 목표는 최소 2500대로 잡았다.

한국 소비자들의 고급·대형차 선호 추세에 따라 전 세계 캐딜락 진출국 중 한국은 규모 5위, 성장률 1위였다. 김영식 GM코리아 사장은 "두 브랜드는 성격이 다르고, 미국 본사에서도 럭셔리카 해외 투자 의지가 강해 한국 시장에서 지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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