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1시15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첫 면회한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면회 직후 기자와 만나 "짧은 시간 얼굴을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면회는 11시부터 10분여간 진행됐다.
황 부회장은 "국내외 경영전반, 임직원 및 고객 동요가 크지않게 안정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만큼 두루 챙기겠다고 전달드렸다"며 "신회장이 '그렇게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향후 황 부회장을 비롯, 각 BU장(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이날 구치소 현장에는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부회장), 송용덕 호텔BU장(부회장) 등 그룹 부회장들과 변호인단이 면회차 방문했다. 황 회장을 비롯해 허 부회장, 송 부회장은 오전 8시15분쯤부터 모여 면회시간까지 2시간여 급박한 현안에 대해 회의를 갖기도 했다. 황 부회장은 면회 전 "마음이 애틋한 사람들이 먼저 찾아온 것이고 별달리 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
허 부회장은 "마음이 무겁고 황망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저희가 경영에 무리가 없도록 잘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송 부회장도 "착잡한 심경으로 힘을 합해 잘 헤쳐나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변호인단과 부회장단은 이날 신회장을 접견한 이후 한국과 일본의 주요 경영사안들을 챙기고, 비상경영위원회 체제에 돌입한다. 이날 오후에도 부회장단이 모여 주요 사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향후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결정해온 중요한 사업 추진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가 독자경영에 나서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지주사를 설립하면서 42개 계열사를 편입했지만 '호텔롯데→롯데물산→롯데케미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최정점에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있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63번째 생일'을 구치소에서 맞게 됐다. 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강원도 평창에 상주하며 민간 스포츠 외교를 펼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총수 부재는 한국 롯데 창립 50년간 초유의 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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