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실적 거둔 증권업계, 명절 '떡값'은 옛말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8.02.15 11:56

귀성비 명목 50만~60만원 지급이 최대…연봉제 개념 강하고 수익구조 지점영업→본사 전환도 영향


"명절 '떡값'도 다 예전 말이죠."

증권사들이 지난해 증시 호황 속에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으나 직원들에게 설 상여금을 지급하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센티브 중심의 연봉제 개념이 강해 예전처럼 '덤'으로 여겨진 명절 상여금 지급 관행이 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중 설 연휴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한 회사는 5곳에 그친다. 귀성비 명목으로 60만원을 지급한 경우가 가장 큰 금액이고 상품권이나 선물로 대체하거나 아예 예산을 책정하지 않은 곳이 대다수다. 증시가 활황을 보일 때면 두둑한 명절 상여금을 받던 시절도 옛일이 됐다.

지난해 증권업계에서 최대 실적을 거둔 한국투자증권은 사원부터 CEO(최고경영자)까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60만원을 지급했다.

KB증권은 대리부터 부장까지 60만원, 사원에게 50만원을 각각 귀성비로 지급했다. 이번 설 귀성비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복리후생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단일화한 후 처음 지급한 상여금이다. 그동안 KB증권은 합병 이후에도 옛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복리후생 제도를 통일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복지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KB투자증권 출신 직원들의 박탈감이 크다는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첫 명절 상여금 50만원을 지급했다.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설과 추석에 각각 명절 상여금 50만원을 지급키로 합의했다.


매각을 진행 중인 SK증권도 30만원의 설 상여금을 지급했다. SK증권 직원들은 경영권 매각 지연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어 설 연휴 이후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SK증권 인수를 추진 중인 케이프컨소시엄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인수 구조의 일부 수정을 요구 받아 재추진 중이다. DGB금융지주가 인수하는 하이투자증권도 소액의 귀성비를 책정했다.

교보증권은 명절 귀성비로 전직원에게 30만원을 지급했고 NH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은 10만원 상당의 설물이나 상품권을 나눠줬다. 삼성증권은 연봉 계약시 설과 추석 상여금을 포함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은 설 상여금을 책정하지 않았다.

증권업계는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체계가 활발해지면서 과거처럼 명절 특별수당을 주던 관행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41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8년 설 연휴 및 상여금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 상여금이 116만1000원으로 조사됐던 걸 감안하면 증권업계의 명절 상여금은 연봉 수준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점 영업이 증권사 주 수익원이던 시절에는 증시 활황기를 맞으면 명절 보너스가 두둑했다"며 "하지만 증권사 수익 구조가 IB(투자은행)나 법인영업, 상품 운용 등 본사 중심으로 바뀌면서 증권업계 명절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든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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