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레터]한국당에 다시 등장한 '태극기부대'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 2018.02.16 10:22

[the300]태극기 수난시대Ⅲ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태극기를 부착하고 있다. 2018.02.08. jc43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자취를 감춰가는는 듯했던 '태극기부대'가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는 유권자를 중심으로한 태극기 부대가 아니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자체결성한 태극기부대다. 한국당 의원들은 요즘 가슴에 태극기 모양의 배지를 달고 SNS(사호회관계망서비스) 프로필 등에도 태극기 사진을 올리며 '태극기 달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태극기가 아닌 한반도기를 들고 들어가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표상인 태극기를 통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분명히 대한민국의 올림픽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정부가 북한에 대해 지나치게 저자세로 일관하고, 태극기도 사용하지 못하게 해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어버렸다고도 몰아세웠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날인 9일 충북태극기애국시민연합 회원들이 충북 청주시 상당공원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출전 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2018.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태극기 논란은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분노한 온라인여론을 자극했다. 보수단체는 거리로 나와 인공기를 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고 한 대학생 단체는 태극기를 흔드는 퍼포먼스를 벌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대구지역의 한 의원은 "TK(대구경북)지역 분위기가 심상찮다"며 "태극기를 못들게 하는데 대한 어른들의 분노가 대단하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이 이슈를 설 연휴까지 끌고가 밥상민심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한동안 태극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이들의 전유물이었다. 이들은 스스로를 '태극기 부대'라 불렀다. 자신들의 행동이 곧 '애국'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였다. 그러던 그들이 어느 순간 태극기를 내렸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한국당에서도 출당된 이후부터다.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이들은 태극기를 들고 한국당을 떠났고, (슬프지만) 새출발을 위해서 과거를 정리해야한다고 받아들인 이들은 스스로 태극기를 내렸다. 그렇게 태극기는 박 전 대통령의 상징이자 실패한 구체제의 상징이 됐고 한국당 당원이면 누구나 들었던 태극기는 점차 한국당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던 한국당이 태극기를 다시 꺼내들었다. '태극기는 또 다시 특정 정치집단의 상징처럼 될 위기에 처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장에서 전 국민을 하나로 묶어 주던 태극기는 2018년 올림픽 경기장에서 특정정치 집단의 전유물이 될 판이 돼버렸다. 이제는 태극기를 그만 제자리로 돌려주자. '분열'의 상징, 특정집단의 상징이 아닌 '통합'의 상징으로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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