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의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6.02% 올라 전년도 상승률(4.94%)을 웃돌았다고 12일 밝혔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1.43% 하락한 이후 9년째 상승세가 유지됐다. 상승폭은 2008년(9.64%) 이후 10년만에 최대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정부가 표본으로 선정한 전국 50만 필지를 매년 조사해 발표하는 땅값이다. 정부는 이를 기준으로 3268만여 필지의 개별공시지가를 산정하고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부과한다.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으로도 활용된다.
땅값 상승폭은 수도권(5.44%)보다 인천을 제외한 광역시(8.87%)와 시·군(6.70%)이 더 컸다. 서울(6.89%)은 전국 평균(6.02%)을 상회 했지만, 인천(4.07%)과 경기(3.54%)는 미치지 못했다.
제주는 3년째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지만 상승폭은 지난해(18.66%)보다 다소 둔화됐다. 제주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부산은 지난해(9.17%)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3.54%), 대전(3.82%), 인천(4.07%), 충남(4.7%), 전북(5.13%) 등 7개 시·도는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는 고양시 일산서구 등 구도심 정비사업이 지연되고 토지시장 침체로 수요가 줄어든 것에 영향을 받았다
제주 서귀포시(17.23%), 제주시(15.79%), 부산 수영구(13.51%), 부산 해운대구(13.23%), 부산 연제구(13.2%) 등이 최고 상승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0.95%), 경기 파주시(1.13%), 전북 군산시(1.19%),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1.2%) 등은 최소 상승 지역으로 꼽혔다.
최고지가는 서울 중구 명동8길에 위치한 화장품 판매점 ‘네이처리퍼블릭’이 들어선 필지로 3.3㎡당 땅값이 3억129만원에 달했다. 2004년부터 15년째 최고가 자리를 지켰다.
서울 주요 상권의 경우 연남동(18.76%), 성수동카페거리(14.53%), 경리단길(14.09%), 가로수길(13.76%) 등이 서울 평균(6.89%)보다 많이 올랐다.
표준지 공시지가의 시세 반영률은 70% 수준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에서 일부 지역의 시세가 급등했다고 해서 공시지가를 그만큼 바로 올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정책적으로 실거래 반영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부터 공시되는 표준지 공시지가는 국토부 누리집 또는 해당 토지가 소재한 시·군·구의 민원실에서 15일까지 열람할 수 있다.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는 같은 기간 온라인 또는 민원실에 제기하면 된다.
이의가 신청된 공시지가는 기존 감정평가사가 아닌 다른 감정평가사가 공시 자료와 제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조사, 평가한 후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4월12일에 재공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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