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초연결사회와 글로벌 일자리 도전

머니투데이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 2018.02.12 03:20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전 세계 4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링크드인(Linkedin)은 비즈니스 인맥을 찾아주는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기업 등이 원하는 최적의 인재를 연결해주고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하는 스타트업도 필요한 인재를 자국 에서만 찾는 경우는 없다. 기술발전에 따라 일자리와 사람을 연결하는 데 있어 장소와 언어 등이 장애가 되는 경우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 해외취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가리키는 잡노마드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다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은 26만 여명이나 되고 여기에 공공기관에 취업하려는 청년까지 합하면 더욱 늘어난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발표한 설문결과를 보면 응답자 44.1%가 스스로를 주변의 시선과 기대 때문에 겉으로만 취업준비를 하는 ‘쇼윈도 취준생’이라고 한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하고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펙은 갈수록 높아져 심리적 공황에 빠진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자리에 대한 높아진 기대치로 인한 노동시장의 미스매칭이 주요 원인이다.

또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노동현장의 채용비리도 청년들의 희망을 빼앗고 있다. 언제부턴가 청년하면 도전, 열정 같은 긍정적인 단어보다는 ‘실업’, ‘스펙’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이 떠오른다. 자신의 적성을 살려 전문성을 길러야 일자리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현실의 벽을 마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힘이 되지는 않는다.

숲을 보려면 산에 올라야 한다는 격언이 있다. 한 발자국 떨어져 다른 것과 연계하여 문제를 보는 것이 더 효율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때 핀란드 경제의 25%를 책임지던 노키아는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경쟁력을 상실했지만 통신장비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기반을 만들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신라시대에 가난한 어부의 집에서 태어난 장보고가 청해진을 구축하여 해상무역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도 당나라에서의 경험이 중요했다.

지난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을 통해 해외취업에 성공한 구직자는 5118명으로 2014년 1679명 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 여성과 인문사회계열 등의 해외취업 성공사례도 많아지고 있어 해외취업은 청년들이 도전할 만한 일자리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K-Move스쿨 과정을 통한 여성의 해외취업이 남성보다 9.3%포인트나 더 높다.


해외의 많은 기업들은 학벌과 스펙보다는 노동자가 낮은 단계부터 경력을 쌓아 직무성과를 달성해야 임금과 승진 등에서 높은 보상을 한다. 분명 대한민국을 떠나 글로벌 일자리에 도전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는 지금 IT 기술의 발전에 따라 초연결사회로 진화하고 있다. 어디에 있던 우리는 이미 글로벌 노동현장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현장경험을 통한 직무능력의 스킬 업(skill up)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핵심요소다.

공단은 해외취업의 사후관리 인프라 구축과 연봉, 비자 등 취업인정기준 강화를 통해 취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취업 후에는 해외현지의 헬프데스크와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고충을 상담하고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해외취업정착지원금도 최고 4백만원까지 지원한다.

해외취업을 원하는 청년 등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월드잡플러스(www.worldjob.or.kr)를 청년 해외진출의 플랫폼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공단이 운영하는 해외취업연수과정을 수료하고 일본 도쿄에 소재한 시스템개발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권순환씨도 해외취업을 결심한 후에는 신뢰성 있는 정보를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한다. 국내복귀 후에는 해외경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월드잡플러스 내에 경력관리시스템도 상반기에 구축하게 된다.

해외취업은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더욱 많은 청년들이 해외취업을 통해 국가의 핵심인재로 성장해 간다면 대한민국의 경쟁력도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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