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봇 따라했더니 스타됐다… SNS '펨봇' 열풍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8.02.08 17:33

유튜브 가수 '포피', 조회수 2.5억건 넘고 미국 전역서 콘서트 여는 스타로

포피 유튜브 영상. /사진=포피 유튜브 캡처.
지난달 미국 음악방송인 MTV 프로그램 'TRL'(Total Request Live)에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포피'(Poppy)가 출연했다. 잡티 하나 없는 피부, 금발과 백발 사이의 밝은 머리색. 일본 고교생 교복 스타일의 의상까지. 사람이라기보다 로봇 같은 느낌이다.

최근 미국 소셜미디어에서는 '펨봇'(Fembot) 열풍이다. 펨봇은 여성로봇을 의미하는데 최근 한국을 찾아 화제가 됐던 휴머노이드 '소피아'가 대표적이다. 아이폰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 등 인공지능 음성비서도 펨봇으로 불린다. 이들은 모두 여성이다. 그런데 최근 소설미디어에서는 이런 펨봇을 따라하는 스타들에 사람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TRL에 출연한 포피는 로봇처럼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다. 진행자가 말을 걸거나 패널들이 농담을 주고받아도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테이블 위의 초콜릿 바구니를 집어 피라미드만 만들 뿐이었다. 포피는 그를 조종하는 타이타닉 싱클레어라는 인물과 함께 다니는데 싱클레어는 "포피가 오작동하는 걸 막기 위해 (방송에) 함께 나왔다"고도 했다.

포피는 억양도 변화가 없고 단어도 한정됐다. 지난해 그녀가 발매한 첫 앨범에 담긴 노래와 안무도 딱 이런 느낌이다. 그럼에도 포피의 유튜브 채널 누적 조회수는 2억5700만회를 넘겼다. 이제는 미국 전역에서 콘서트를 열고, 맨해튼 타임스퀘어광장 빌보드에 얼굴이 뜨는 스타다. 그녀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는데 바로 "나는 포피입니다(I'm Poppy)" 이 한마디.


인스타그램 스타인 릴 미켈라. /사진=릴미켈라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펨봇을 흉내 내는 스타들의 인기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릴 미켈라(Lil Miquela)는 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캐릭터 같은 CG(컴퓨터 그래픽)느낌의 사진을 올린다. 그럼에도 팔로워가 54만명. 웃는 표정 한번 보여준 적 없는, 로봇인지 사람인지 알 수 없는, 바로 이것이 이들의 인기 비결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이 이런 로봇 흉내에 열광하는 것일까? 사람 같은 로봇이라서? 아니면 로봇 같은 사람이라서? 뉴욕타임스는 "더 사람 같고, 더 완벽한 로봇과 인공지능을 보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잡지 리얼라이프의 제나 애브너는 "로봇 기술의 한계가 오히려 펨봇 인기의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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