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제품' 없는 라면시장, 성장세 3년만에 꺾였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8.02.07 04:20

지난해 1조9900억원으로 2.4% 하락…2015년보다 높아 '선방' 평가도

지난해 라면시장이 3년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대형 히트제품의 부재로 시장 규모가 소폭 축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주요 4개사(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의 매출을 합한 라면시장 규모는 1조99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4% 줄어든 것으로, 라면시장이 역성장한 것은 2014년 이후 3년만이다.

라면시장은 2014년까지만 해도 1조8500억원대에 머무르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인구 감소에 저성장 국면이 겹쳐진 탓이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2015년부터다. 4월 농심의 '짜왕'을 필두로 10월 오뚜기 '진짬뽕' 등이 출시되면서 라면업계에 프리미엄 중화풍 라면 열풍이 불었다. 이들 제품은 구매단가가 높은 데다, 라면을 잘 안먹는 소비자까지 끌어당기면서 라면업계에 재도약 기회를 안겼다. 이에 라면시장은 2015년 1조88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2016년에는 역대 최대인 2조400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눈길을 끌만한 대형 히트제품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역신장이 불가피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다만 성장세는 꺾였지만 2014~2015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매출을 유지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라면업계는 닐슨 데이터에 잡히지 않는 온라인 시장 매출까지 더할 경우 지난해 라면시장이 총 2조1500억원 규모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대형 신제품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것은 다양해진 소비자 입맛을 잡기 위해 타깃, 채널을 달리한 이색 신제품들을 다수 출시한 덕분이다.


실제 지난해 농심은 출시 35년된 장수제품 '너구리'의 변형제품인 '볶음너구리', '매콤 너구보나라'를 필두로 '감자탕면', '카레라이스쌀면', '참치마요큰사발'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오뚜기는 기존 라면에 적용되지 않은 음식을 찾아 '냉콩국수라면', '리얼치즈라면', '굴진짬뽕', '팥칼국수' 등을 출시했다. 삼양식품도 된장을 베이스로 한 '쌈장라면'과 기존 히트제품인 불닭시리즈의 확장판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내놓으면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업체별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라면 명가인 농심의 경우 지난해 점유율이 56.2%로 전년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통상 2조원대인 라면시장에서 점유율 1%가 증가하면 매출이 약 200억원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2위인 오뚜기는 2016년 23.4%에서 지난해 23%로 소폭 감소했다. 다만 오뚜기는 10년째 가격을 올리지 않은 탓에 매출액과 판매량 기준 점유율이 큰 차이가 있다. 판매량 기준 점유율로 보면 지난해 25.6%로 전년대비 2.4%포인트 신장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계속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점유율 11.1%를 기록, 4위인 팔도와의 격차를 벌렸다. 2016년 삼양식품과 나란히 10%대 점유율을 기록한 팔도는 지난해 9.6%로 전년대비 약 1%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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