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방황하는 모든 40대에게…'나를 찾아가는 법'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 2018.02.03 08:18

[따끈따끈 새책]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공자는 나이 40세를 가리켜 '불혹'이라고 했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과연 정말 그럴까. 직장에서 어느 정도 지위에 오르고 결혼 후 아이를 낳아 기르며 안정된 삶을 꾸리는 듯 보이지만 이 시대 많은 40대들은 방황하고 있다. 신체의 변화는 물론 삶의 의욕과 의미를 상실하고 분노와 불안으로 마음이 어지럽다.

세상의 방황하는 모든 40대를 위한 책이 나왔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다독이고, 헬조선을 향한 분노를 함께 토로해주는 10~30대를 위한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중년을 위한 책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운 일이다.

저자는 마흔이 되면서 겪는 삶의 혼란은 그동안 진정한 자신에게서 멀어진 채 살아온 탓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시기를 '중간항로'에 빗대어 표현한다. 중간항로란 아프리카 서해안과 서인도제도를 연결하는 횡단 항로로, 아프리카 노예들을 아메리카 대륙으로 싣고 가는 바닷길이었다. 중년에 이토록 끔찍한 이름을 붙인 것은 인생이라는 항로를 다른 사람의 기준과 시선에 따라 살다 보면 자신이 전혀 원하지 않던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는 의미에서다. 결국 마흔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나를 찾는 과정'이다.


책 안에는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매뉴얼식 조언의 나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 사례는 물론이고 여러 편의 시와 소설에 등장하는 중년 인물의 삶을 가져와 이야기한다. 현실의 거울이기도 한 문학 작품을 통해 타인을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지금 당신의 방황은 당신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현철 옮김, 더퀘스트 펴냄, 280쪽/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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