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삼성전자, 50분의 1 액면가 분할…5만원대 '국민주' 된다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오정은 기자, 이태성 기자, 하세린 기자 | 2018.01.31 11:28

[국민주 되는 삼성전자]파격적 분할 단행, 주주환원정책 확대 기대감…주가 상승 전망은 엇갈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액면가를 50분의 1로 쪼개며 250만원대 황제주에서 5만원대 주식이 될 전망이다. 파격적 액면분할 결정으로 국민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국민주'로 재탄생을 예고했다.

31일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를 앞두고 주식 액면가를 기존 50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모두 50대 1로 쪼개는 것이다.

액면분할이란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분할해 주식 수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납입 자본금에는 변화가 없어 기업의 본질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주식 거래량과 주주 수 확대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소액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같은 100만원 넘는 '황제주'로 분류되는 종목은 심리적 부담 때문에 잘 투자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액면분할로 투자 접근성이 높아지게 됐다는 평가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한국법인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삼성전자는 단주 가격이 너무 비싸 개인이 투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액면분할로 소액주주의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액면분할 자체도 주가에 호재지만 삼성전자 경영진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사결정을 단행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소액주주에도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고, 향후 추가적인 주주환원정책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액면분할을 하는 기업은 액면가를 10대 1로 분할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50대 1이라는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통큰분할'이란 점에서 특히 주목 받고 있다. 이에 따라 260만원대인 1주당 주가는 5만원대로 크게 떨어지면서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부담 없는 주식이 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한때 8% 이상 올라 270만7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올 들어 약세를 보였던 주가 흐름이 반전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 향배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과거 액면분할 후 주가가 급등한 기업들의 사례에 비춰 삼성전자도 수급 공백에 숨통이 트이며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과 저렴해진 가격으로 고가주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시장 기대감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 공존하는 것.


실제로 2000년 SK텔레콤은 액면분할 후 두달여만에 주가가 20% 가까이 올랐다. 2015년 아모레퍼시픽, 2016년 롯데제과는 액면분할로 유통주식 수를 10배로 늘린 후 거래량이 급증, 주가가 최고가까지 뛰었다.

한편,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이 다른 고가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30일 종가 기준 100만원이 넘는 고가주로는 태광산업(140만5000원), LG생활건강(116만1000원), 영풍(105만5000원)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삼성전자처럼 주가가 비싸 거래량이 적다는 문제점을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주주우선정책을 펴지 않는 기업의 경우 소액주주가 늘어나는 걸 원치 않을 수도 있다"며 "폐쇄적 기업의 경우 액면분할에 대한 요구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경우 몇천만원짜리 주식이 있을 정도로 주가가 비싸다"며 "개인들이 주식하는 게 좋은 게 아니라는 일종의 합의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개인의 직접 투자가 좋은지, 펀드에 맡기는게 좋은지에 대해선 각 나라나 회사별로 철학이 다른 만큼 꼭 액면분할을 해서 주가를 낮출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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