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성 할리우드 배우들이 잇따라 성폭행 피해를 고발하면서 시작된 '미투'(#MeToo) 캠페인이 그래미 시상식에서도 이어진 것이다. 지난 7일 열린 제75회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선 '블랙 드레스'가 '미투'의 상징이었다면 이번 그래미 시상식에선 '흰 장미'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흰 장미는 여성 할리우드 배우들이 중심이 돼 결성한 성폭력 공동 대응 단체 '타임즈 업'(Time's Up) 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힙합 레이블 '락 네이션'(Roc Nation)의 멕 하킨스와 '인터스코프 레코드'의 카렌 라이트가 결성한 단체 '보이시즈 인 엔터테인먼트'(Voices in Entertainment)는 시상식에 앞서 음악인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흰 장미를 달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멕 하킨스는 "여성 참정권 운동에 나선 여성 인권활동가들은 물론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역시 흰 옷을 입었다"며 흰색을 '저항의 표시'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흰 장미는 역사적으로 희망과 평화, 동정심과 저항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레이디 가가·핑크…여성 음악인, '흰 장미'로 뜻 모아
가수 핑크는 화려한 퍼 장식이 돋보이는 톱 드레스에 벨트를 매치하고, 여기에 흰 장미를 꽂았다.
'악동'으로 불릴 만큼 파격적 행보를 보여온 가수 마일리 사이러스는 흰 장미를 입에 물거나 향기를 맡는 등 긴 줄기의 흰 장미를 활용해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코미디언 사라 실버맨은 무표정한 얼굴로 흰 장미를 입에 물며 카메라를 응시해 흰 장미가 지닌 '저항'의 의미를 되새겼다.
다이앤 워런은 "흰 장미를 달고 싶지 않았다"며 "나는 반항아"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남성 스타들도 동참…턱시도에 흰 장미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카풀 가라오케'로 잘 알려진 방송인 제임스 코든과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사회를 맡은 라이언 시크레스트도 '흰 장미'를 달았다.
제임스 코든은 광택이 멋스러운 남색 턱시도 라펠에, 라이언 시크레스트는 자카드 소재의 네이비 턱시도에 깔끔한 흰 장미를 달아 멋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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