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콘텐츠 가고 '듣는' 콘텐츠 뜬다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 2018.02.03 09:52

영상물 홍수 속 오디오 북·팟캐스트 등 음성형 콘텐츠 인기↑…현대인 라이프스타일 반영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 화면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현대인들에게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말은 변명이 아닐지 모른다. 넘쳐나는 영상물의 홍수 속에서 마음의 양식을 얻겠다고 활자 정보를 향해 관심을 기울이기엔 피로감이 크다. 그래서일까. 눈으로 '보는' 대신 귀로 '듣는'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출근길이나 등하굣길, 이동하며 버려지는 시간에 누군가가 편안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고 내가 원하는 정보를 전달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같은 바람을 건드린 것이 바로 '오디오 북'이다. 오디오 북이란 말 그대로 귀로 듣는 책이다. 성우의 목소리로 낭독 혹은 연기되며 생동감 있는 효과음과 배경음이 더해져 즐거운 독서를 돕는다.

국내 최다 오디오 북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 '오디언'의 회원수는 2006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 회원수가 50만명에 이르렀고, 1만400개의 콘텐츠를 유통 중이다. 440곳의 출판사와의 제휴를 통해 매달 100개의 새로운 오디오 북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도 오디오 북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글플레이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23일 한국을 포함한 45개국에 9개 언어를 지원하는 오디오 북 서비스를 출시했다.

과거에 존재하던 테이프 형태의 오디오 북이 한 사람의 목소리로 책 한 권을 완독하는 식이었다면 최근에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구에 맞춰 요약과 축약, 드라마와 부분 극화 형태의 오디오 북이 등장한 것. 재생속도를 조절하고 앞뒤 불필요한 부분은 건너뛰며 책갈피 기능을 활용하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더욱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독서가 가능하다.


아울러 북DJ가 책의 일부를 읽어주고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의 책 관련 오디오 콘텐츠도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하는 팟캐스트에서는 '이동진의 빨간책방',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오디오북 소라소리' 등 콘텐츠가 이용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또 라디오나 팟캐스트에서 시작한 오디오 콘텐츠가 인기에 힘입어 책으로 출간되는 경우도 있다.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지대넓얕)이나 '김영철,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가 그러한 예다.

최근 꾸준한 증가를 보이고 있는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권오준 오디언 팀장은 "미국과 유럽의 경우 오디오 북 시장이 이미 출판 시장의 10~20%를 차지한다"며 "장거리 운전자가 많고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덜 드는 완독형태의 제작을 주로 한다는 점에서 국내와 차이는 있지만, 그만큼 앞으로 국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더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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