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밀양 참사, 제천 화재와 거의 흡사"

머니투데이 밀양(경남)=최동수 기자, 김영상 기자 | 2018.01.27 22:28

세종병원 1층 천장, 제천 스포츠센터 주차장과 유사…경찰, 신체보호대 적절성 조사

경남지방경찰청은 27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 대한 관계기관 2차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가 응급실에 간이 설치된 탕비실 천장 전기 배선 발화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자를 결박해 구조를 지연시켰던 '신체보호대'는 경찰이 사용 적절성을 판단할 예정이다.

경남지방경찰청은 27일 60명이 참여한 관계기관 합동 현장 감식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감식에는 △경찰 32명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 8명 △소방 4명 △가스안전공사 4명 △전기안전공사 3명 △안전보건공단 4명 △시설안전공단 2명 △방재시험연구원3명 등이 참여했다.

고재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안전과장은 "1층 전역을 정밀감식한 결과 응급실 내 간이 설치된 환복·탕비실 천장에서 최초 발화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천장에 배선된 전선을 수거해 정밀감정 후 화재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기 배선 문제로 발화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국과수의 판단이다. 탕비실은 애초 도면에는 없는 간이 시설이다.

경찰은 논란이 된 3층 중환자실 환자들의 결박 상태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는지 조사한다. 병원 건물이 불법 증축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가 난 세종병원(일반병원)은 1992년 지상 5층 규모로 신축된 후 2004년 의료법인 효성의료재단에 이전됐고 2006년 1·4·5층에 147㎡ 규모의 불법건축물을 설치했다.

다음은 경남지방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의 일문일답.

-발화 원인은 무엇인가.
▶(국과수)오늘 오전 오후 합동으로 화재감식을 시행했고 연소 패턴을 분석했다. 연소 잔유물을 검식하고 전체적으로 연소양상도 분석했다. 1층을 중심으로 전기, 가스 등을 분석했다. 바닥에서는 연소한 흔적이 거의 없었고 천장에서 바닥으로 연소가 진행된 것을 확인했다. 천장에는 전기설비, 전등용 전기배설 콘센트 배선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수거했다. 누전은 아니다.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정밀 감정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전기배선에 의한 발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기적 장치 사용 안하고 불날 수 있나.
▶(국과수)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전열기구로 인한 발화인가.
▶(국과수)환복·탕비실 내에는 전기제품이 전기포트 2대 등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특이사항이 없었다. 일각에서 냉온풍기 얘기가 나왔는데 탕비실에는 없었다. 전선의 불완전 접촉 등이 원인이라고 추정된다.

-전기사용량과 인과관계는 있나.
▶(국과수)전기사용량과는 관계되는 게 없는 것 같다. 전등이라든가 규격보다 많이 사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겨울이라고 해서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초기 화재 확산 원인은.
▶(국과수)초기에 연소 확대 요인 중 하나는 내부의 단열재 스티로폼이다. 석고보드-전기배선-난연재-스티로폼-슬라브(콘크리트)로 구성돼 있는데 스티로폼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응급실 내 탕비실은 불법개조에 해당되나.
▶(국과수)시청에는 (불법개조로) 등재돼 있지 않다. 다만 2006년부터 상층부 불법건축물로 건축물대장에 적혀있다.

-상층부 증축이 1층 배선에 영향 있을 수 있나.

▶(국과수)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어쨌든 간에 응급실 내에 간이적으로 설치된 환복·탕비실이 초기 설치와 다른 게 있다.

-탕비실을 만들 때 배선을 바꾼 흔적이 있나.
▶(국과수)지금까지 확인이 안됐다.

-이번 화재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의 주요 원인이었던 드라이비트 마감은 아닌지.
▶(국과수)드라이비트는 아니다. 제천화재하고 거의 유사하다. 주차장 천장 내부구조가 유사하다.

-불법건축물 발표는 크게 화재와 관계없는 건가.
▶(경찰)그 부분에 대해서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걸로 추정된다.

-불법건축물이 환자들의 탈출로를 방해한 부분을 조사하는 건지.
▶(경찰)네.

-탕비실은 도면에 존재하는가.
▶(경찰)도면에는 발견되지 않았다.

-어제(26일) 구조대장이 결박된 환자가 18명이라고 했는데 간호사 진술과 다르다.
▶2명의 간호사로부터 '수술환자 등이 무의식중에 기도가 막히는 행동을 할 우려가 있거나 치매 환자가 낙상할 우려가 있을 때 신체보호대를 사용하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간호사들은 10여명 정도라고 진술했다. 신체보호대를 사용한 환자가 더 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할 전망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사망한 6명은.
▶(경찰)소방관의 구조상황 진술에 의하면 엘리베이터 문은 닫혀있었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6명이 사망해 있었다고 진술했다. 2층에 있던 환자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려왔는데 정전으로 작동이 멈춘 것 같다.

-사망자 가운데 사인 불투명한 4명은.
▶(경찰)부검을 실시해야 할 것 같다. 유족들과 협의를 해서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4명 중 3명은 인공호흡기를 하고 있었다. 부검 시행 여부는 검찰이 최종 판단해 이르면 이날 밤이나 늦어도 28일까지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일 일정 추가 감식은.
▶(국과수)우선 내일 계획돼 있다. 정밀감정하고 분석하다가 미흡한 부분 있으면 현장을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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