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단계를 최소화하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농가의 시름을 덜어드리겠다."
김재훈 식탁이있는삶 대표(34‧사진)은 지난 23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어릴 적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보면서 '저렇게 고생하는데 왜 돈을 벌지 못할까'라며 안타까워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농산물 전용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을 앞세워 매출액 170억원을 기록한 '시골 출신' 청년 CEO(최고경영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대표는 스스로를 농·수산물에 '미쳐있는' CEO라고 표현했다. 22살에 고향 특산물인 의성마늘을 들고 싱가포르로 건너가 약 2억원의 매출 성과를 기록하는가 하면, 25살에는 게잡이 어선 '금미호'를 운영하며 케냐산 심해게를 국내 처음 들여오기도 했다. 당시 금미호가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되기 전까지 컨네이너 한 대당 2000만원의 수익을 기록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의성마늘의 첫 번째 해외수출을 이뤄낸 주인공"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자본도, 전문지식도 없었지만 특정 농‧수산물에 대한 애정과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겁 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몸소 부딪히며 농·수산물 유통사업 노하우를 축적하는 시기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식품 사랑은 농가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수차례에 걸친 유통 구조로 인해 수익성 악화에 고통받는 농가들에게 도움되는 사업을 펼치기로 한 것. 국내 농산물은 통상 재배 후 산지수집상,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소매인 등을 거치면서 소비자 가격은 상승하고, 농민들은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문제가 지적돼왔다. 2014년 10월 김 대표는 농산물을 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농산물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 '식탁이있는삶'을 선보였다.
김 대표는 또 같은 농산물 간 저가경쟁하는 구조를 타개하기 위해, 계약 재배를 통한 프리미엄 농산물 공급에도 힘쓰고 있다. '초당옥수수'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미국산 옥수수 품종을 국내로 들여와 농가에 소개하고, 독점 계약으로 수확 시 전량 매입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초당옥수수가 수분이 많아 장기 보관에 취약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최초 옥수수 진공포장 기술도 개발했다. 초당옥수수는 '찌지 않고 먹는 옥수수'로 알려지면서 일반 찰옥수수의 약 4배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농산물을 가치를 높이는 콘텐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슈퍼빅블루베리, 백고구마, 오크라 등 프리미엄 농산물들의 개발 과정 및 효능, 수확농가의 전문성을 알리는 콘텐츠를 '식탁이있는삶'과 각종 SNS에 공개하고 있다. 오는 3월 '식탁이있는삶'에 매거진 콘텐츠를 추가하는 등 전면 리뉴얼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과 오프라인 유통 및 직영농장 사업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농민들은 제값 받고, 소비자들은 신선한 농산물을 먹을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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