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버 기사의 자율주행 걱정

머니투데이 라스베이거스(미국)=김남이 기자 | 2018.01.25 05:30
지난 10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유주행을 시범중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스마트 비전 EQ포투'의 모습 /사진제공=다임러그룹
지난 10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라스베이거스.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 2018'을 취재하던 중 이동을 위해 우버를 이용했다. 차를 타고 가는 길에 도로 한쪽에선 독일의 자동차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자율주행차 시범이 한창이었다. 이를 본 우버 기사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우리의 일자리를 뺏을 거예요."

'우버 기사의 일자리 우려'라니 뭔가 어색하다. 기존 택시산업을 밀어내고, 새 일자리 형태로 카헤일링(차량호출) 서비스가 급부상한지 몇 년되지 않았는데 우버 기사들은 벌써 자율주행 시대를 걱정하고 있다. 산업 변화가 그 만큼 빠르다는 뜻이다.

사실 우버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이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인 볼보와 토요타, 포드 등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협력 중이고, 미국 피츠버그에선 이미 100여대의 우버 무인택시(시범운행)가 다니고 있다. 우버 기사의 걱정이 빈말은 아닌 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율주행은 이제 신기술이 아니다. 올해 CES에서 일본의 토요타는 피자헛, 미국의 포드는 도미노피자와 제휴를 발표했다. 무인자동차가 피자를 들고 우리집 초인종을 누르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이젠 이처럼 자율주행을 이용한 비즈니스 플랫폼이 신기술이 되고 있는 세상이다.

우버가 택시 기사의 설자리를 좁혔듯이 자율주행 비즈니스는 우버 기사 물론 기존 물류업계(택배·배달)의 일자리를 뒤흔들 것이다. 4차산업 혁명이 일자리 생태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일자리 걱정에 "소프트웨어, 코딩 등 신기술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존 제조업에서 새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혁명의 시대이지만 국내는 아직 3차산업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화기기를 놓으려면 근로자의 눈치를 봐야하고, 우버는 물론 카풀 산업도 규제에 막혀 크지 못하고 있다. 기존 일자리 지키기에 급급해 뒤처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960년대부터 유지되고 있는 연공서열 위주의 임금체계도 걸림돌이다.

일자리 창출은 이미 시대의 화두다. 하지만 산업의 흐름을 부합하지 못하는 일자리 창출은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다. 변화의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노동환경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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