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역사 쓴 정현인데…말못하는 삼성증권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18.01.24 14:45

2015년 테니스단 해단 이후에도 개인후원 지속…이재용 부회장 재판 영향 우려 홍보없어

24일 오전 테니스 선수 정현의 모교인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삼일공업고등학교 교장실에서 선생님들과 테니스부 학생들이 '2018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단식 8강전 정현과 테니스 샌드그렌의 경기를 보며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 테니스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정현(22·세계랭킹 58위)이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그랜드슬램 4강에 진출했다. 선수 본인뿐만 아니라 소속사와 후원사에도 경사지만 정작 정현의 후원사 중 하나인 삼성증권은 조용하기만 하다.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을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테니스 사상 메이저대회 4강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증권은 1999년 삼성물산이 세운 삼성테니스단을 넘겨받아 지원하다가 2015년 3월 테니스단을 해단했다. 하지만 정현과 대한테니스협회에 대한 후원은 계속 이어왔다. 특히 정현에 대한 후원은 그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2년 이후 벌써 6년째다.

삼성증권은 정현에게 연봉과 코칭 스태프를 후원하고 있 다. 정현이 22일 8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에 승리한 이후 카메라에 쓴 '캡틴' 역시 김일순 전 삼성증권 테니스단 감독을 지칭하는 문구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날 4강 진출 소식에 "정현 선수가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구체적인 후원 내용이나 기간도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후원하는 선수가 주요 세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광고효과를 노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다음달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어 가능한 말을 아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의 재판 주요 쟁점 중 하나가 삼성이 승마협회를 지원한 행위의 뇌물 여부인 만큼, 비인기 스포츠 지원 성과를 드러내기 어렵다는 의미로 읽힌다. 행여 이 부회장의 재판결과에 악영향을 줄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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