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료방송 빅딜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18.01.24 03:00
“올 게 왔다.”

지난주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 인수한다는 설이 나왔을 때 유료방송 업계가 한결같이 보인 반응이다. CJ헬로비전 대주주인 CJ오쇼핑이 “매각을 검토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인수설은 진화됐지만, 이를 유료방송 업계 재편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가입자 수 성장 정체에 매출마저 제자리걸음인 케이블TV 시장은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케이블TV 사업자(SO)들의 매출은 연평균 3.8%, 가입자 수는 2.5% 씩 줄어들고 있다.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모바일 콘텐츠 활성화 등 급변하는 방송 시청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케이블TV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아마도 케이블TV 업계 입장에서 M&A는 이제 생존을 위한 카드일 지 모른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더 일찍 다른 사업자를 사던가 자신을 팔아야 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유력 M&A 주자는 통신 3사다. 케이블TV와 달리 통신사들의 IPTV(인터넷TV) 사업은 쾌속 성장 중이다. 특히 IPTV를 정점으로 한 미디어 사업은 이미 정체된 통신 매출을 보완할 차세대 핵심 사업이다.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하면 보다 더 선두에 설 수 있다.


그럼에도 ‘설’만 난무하는 이유는 규제 환경 때문이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이 정부의 불허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관련 재판과정에서 당시 정부 결정이 시장 경쟁 외에 정치적 변수가 작용했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접시없는 위성방송 등 융합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는 등 방송 미디어 시장 상황도 2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

유료방송 시장 내 빅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이유다. 하지만 치열한 시장 경쟁 환경을 감안하면 M&A 시도 시 경쟁 진영의 반발이 없을 리 만무하다. 업계 전반에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이를 대비해 정부의 선제적 판단과 준비가 필요하다. 이번에도 2년 전과 같이 정부의 심사과정에서의 혼란이 반복된다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더 이상 재기 불가능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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