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탁기 세이프가드에 삼성·LG전자, 충격 속 "현지 소비자만 피해"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 2018.01.23 10:05

(상보)"세탁기 가격 인상 불가피"…현지 가전공장 조기 가동 돌입

LG전자 세탁기를 둘러보고 있는 해외 소비자들 모습/사진=머니투데이 DB

미국 정부가 22일(현지시간) 한국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전격 발동하자 삼성전자LG전자는 당혹감 속에 "최종 피해자는 현지 소비자가 입게될 것"이라고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업계는 당초 2월초쯤 세이프가드의 발동 여부나 수위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주일 가량 빨리 기습적으로 발표가 난데다 수위마저 높은 것으로 파악하자 충격에 빠진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23일 '미국 세이프가드 결정 관련 입장'이라는 참고자료를 통해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결정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시장에 손실을 입히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세이프가드로 인해 삼성전자만의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다소 비싼 가격에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에 있는 가전공장에서 12일부터 세탁기 생산을 시작한 만큼 현지 거래선 등에 제품을 차질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최종적 피해는 미국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라면서 유감의 뜻을 밝혔다.

LG전자는 세이프가드가 발동됨에 따라 현지 소비자는 물론, 지역경제, 가전산업, 유통 등의 전반적인 피해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세이프가드에 대한 대응책으로 LG전자는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세탁기 공장의 가동 시점을 당초 내년 초에서 올 4분기로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또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되는 대용량 프리미엄급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LG전자 세탁기는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들이 선택한 제품"이라면서 "혁신적인 기능을 갖춘 가전제품을 내세워 미국 프리미엄 시장을 지배력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업계는 이번 세이프가드가 일단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권고안'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지만, 내용면에서 제재 수위가 높은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권고안 중에서도 첫해 TRQ 120만대 이하 물량에 대해 20%의 관세 폭탄을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은 '2안'이 이번에 적용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고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 우리의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이프가드 청원 당사자인 월풀(Whirlpool)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차원을 넘어 사실상 '역성'을 들어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세이프가드 안이 현실화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기업 제재를 통한 미국 제조업 살리기가 노골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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