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마디로 ‘청년수난시대’라고 표현할 정도로 심각하다. 사상 최대 청년 실업이 닥쳐오고 있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회 대학생국회 출범식. 시작은 좋았다. 안 대표는 대학생의 취업 걱정을 어루만지듯 청년 실업이 증가한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대학 신입생 숫자가 35만명을 돌파했다”며 “남학생은 7년, 여학생은 5년 후 취업 현장에 뛰어드는데 작년부터 (경쟁이) 시작했다”고 말했다.
청년실업이 증가한 두 번째 이유를 밝힐 때부터 뉘앙스가 미묘해졌다. 그는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문제가 해결되는데 현 정부는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드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잘 대처하기는커녕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안 대표는 추진 중인 통합신당을 느닷없이 홍보하고 나섰다. 그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저희들이 내건 비전은 ‘개혁정당·젊은정당·국민통합정당’인데 그 중 젊은정당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올라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정부에 각을 세웠다. 그는 “대학생 국회는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위(헌정특위)와 함께 공동토론을 통해 개헌에 참여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관제개헌’으로 30년 만에 새 옷을 입히려하는데 방황하지 않도록 여러분이 앞장서 달라”고 했다.
‘대학생 국회’는 사단법인 '청년과 미래'와 양승조·이명수·김수민 의원 주최로 청년 대학생들의 의정활동 경험을 위해 출범했다. ‘대학생 의원’은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국회의원’은 그 목소리를 듣겠다고 만든 자리였지만 이날 출범식은 취지를 끝까지 외면했다. 의원와 대학생 간 대화나 질의응답은 없었다. 대신 그 시간은 축하공연을 하러 온 가수 세 팀이 채웠다. 행사 2부는 아예 가수 두 팀의 공연으로 채워졌다.
축사를 맡은 조경태 의원은 “행사장 앞에 태극기가 없어서 사실 그냥 돌아가려 했다. 여러분들은 기본이 안 되어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저런게 꼰대의식"이라고 수군거렸다.
형식에 그친 행사와 정치인들의 동상이몽. 그 앞에서 “기존 정치가 극복하지 못했던 진영논리와 정당 이기주의를 타파하겠다”고 밝힌 대학생 국회 출범 선언문이 무색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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