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세계표 워라밸' 첫 달 성적표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 2018.01.23 04:40
"회사가 이렇게 엄격하게 정시퇴근 지키기에 나설줄은 몰랐다. 5시 퇴근해 운동하고 푹 쉴수 있게 돼 짧은 기간이지만 삶의 질이 정말 달라졌다."(신세계 직원 A씨)

지난해 말 큰 화제를 모은 신세계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 공약'에 대해 일부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반응은 대체로 "정시퇴근 노력이 기대 이상"이라는 긍정적 평가다. 신세계는 지난해 말 기존 임금의 삭감없이 근무시간을 8시간에서 7시간으로 단축해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신세계는 7시간 근무, 정시퇴근 룰이 유야무야 되지 않도록 철저히 시스템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5시 20분, 이마트는 5시30분이면 PC가 꺼진다. 팀 단위로 정시퇴근이 얼마나 지켜지는지 점검하고 야근이 잦으면 패널티도 부여한다. 믿기지 않는'칼퇴'에 직원 만족도도 높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에게선 정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 측이 잘 포장된 '미래 비용절감안'을 내놓은 것이란 시각이다. 이마트 민주노조는 최저임금이 중장기적으로 지속 상승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사측이 근무시간을 선제적으로 축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급에 기반해 산정되는 근로자 미래임금(기업 비용) 증가분을 미리 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는 것. 또 올들어 주 35시간 근로시간제를 시행하면서 근무시간이 축소돼 오히려 현장근로자들의 노동강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시퇴근을 엄수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직원들이 체감한다는 점, 과로가 만연한 한국사회에 대기업이 화두를 던졌다는 점에서 '신세계표 워라밸 실험'은 시행 초기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을 것 같다.

하지만 업황 둔화로 비용절감책을 강구하는 유통기업의 '스마트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근무 시간이 총급여와 생계로 직결되는 현장 근로자들이 느끼는 향후 임금에 대한 불안도 여전하다. 이같은 일부 근로자들의 불안이 '신세계표 워라밸'에 대한 오해라면 지금이라도 진정성있는 논의를 통해 이를 해소해야 한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3. 3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4. 4 갑자기 '쾅', 피 냄새 진동…"대리기사가 로드킬"
  5. 5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