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산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상업업무 복합시설 '퀸즈파크9'가 준공 후 반 년이 지나도록 대부분이 비어 있고, 고수익 광고를 믿고 분양을 받은 수분양자들은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문영종합개발은 이달 초 퀸즈파크9의 임대율을 높이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하고 마곡지구 내 200여곳의 공인중개업소에 임대 계약 촉진을 위해 협조를 요청했다.
회사 관계자는 "분양은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아직 상가가 활성화되지 않다 보니 계약자들의 요구가 컸다"며 "연초부터 임대 TF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퀸즈파크9은 문영종합개발이 사운을 걸고 선보인 상업업무 복합시설로 마곡 최초의 스트리트몰을 지향했다. 일본 도쿄의 오모테산도 거리에서 착안한 컨셉트로 지상 1~4층에는 실내형 대규모 스트리트몰, 5~8층에는 6개 관 규모의 영화관, 5~13층은 섹션오피스로 계획했다.
마곡지구 퀸즈파크 시리즈의 흥행에 박문영 문영그룹 회장은 2016년 자체 골프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그 해 문영종합개발은 퀸즈파크9의 분양수입만 109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퀸즈파크9이 '유령 상가'로 전락하면서 중견 시행·건설사로 도약하려는 박 회장의 꿈에도 제동이 걸렸다.
마곡지구 A공인중개사 대표는 "퀸즈파크9은 분양가가 워낙 높아 임대수익을 맞추기도 어렵지만, 층고가 낮고 MD(머천다이징) 구성이 까다로워 임대수요가 높지 않다"며 "임대를 통해 잔금, 이자·관리비를 감당하려던 수분양자들이 연체 가산금을 감당하지 못해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상가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사무소 대표도 "퀸즈파크9의 1층 전면 상가들까지 분양가보다 수 천만원 낮은 가격에 매물로 나오지만, 임대를 맞춰줄 자신이 없어 투자자들에게 권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층의 오피스도 입주가 더뎌 상가 활성화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영종합개발은 현재 분양 중인 '퀸즈파크12' 외에도 마곡지구 C12블럭 8·16 필지에 '퀸즈파크13'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분양된 퀸즈파크 시리즈가 활성화되지 못할 경우 추가 분양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문영그룹은 주택 단열공사 및 도시가스 사업 시공을 시작으로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행사업에 뛰어들었다. 문영종합개발을 중심으로 문영엔지니어링, 문영건설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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