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송월이 말하거나 웃는 장면은 절대 공개하면 안 되고 찍어서도 안 된다'는 합의가 북측과 있었느냐는 질문에 "사전점검단은 시설 점검을 위해 왔기 때문에 여기 충실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답했다.
전날 현 단장 일행의 황영조기념체육관 등 공연장 점검 현장에 일부 기자들이 잠입해 현 단장의 발언과 웃는 장면 등이 포함된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 현 단장은 우리측 인사가 '북측에서 올림픽 참가에 대해 1년 전에 연락을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하자 "여기에 (체육관을) 새로 지었으면 좋았을걸. 그러게 말입네다"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나 통일부가 기자단에 전달한 영상에서 현 단장의 발언 등은 모두 삭제돼 있었으며, 현 단장이 종일 입을 열지 않았다고 기사가 나갔다. 통일부의 홍보영상을 찍는 '유니TV'도 현장에서 풀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대변인은 "남북연락관 접촉 등을 통해 합의사항에 따라 우리 측은 안전과 편의를 제공한다고 했고, 북측은 우리 측의 안내와 질서에 따른다고 했다"며 "그런 합의에 근거해서 서로 진행이 됐다"고 해명했다.
다만 백 대변인은 '북측이 현 단장의 취재를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나'라는 질문에 "그 부분은 제가 정확히 모르겠다"며 "구체적으로 뭘 요구한 사안은 없었다"고 답했다.
백 대변인은 '결국 현송월의 말이나 웃는 부분을 편집해 제공한 것은 남한 정부의 판단인가'라는 질문에 "편집이라기보다는 저희가 자연스럽게 구성을 한 것"이라며 "북측이 차분히 점검하고 싶다고 해서 편집을 해 내보낸 것이고 인터뷰도 좀 꺼린다는 얘길 들었다"고 설명했다.
백 대변인은 또 현 단장의 방남 현장에서 사전 협의된 통일부 기자단의 취재에 국정원 관계자가 '불편해 하신다'고 언급한 데 대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정부합동지원단을 주축으로 관계부처 간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벌어지는 그런 상황에 대해서는 조금 더 면밀히 세밀하게 체크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 단장 일행에 대해 통일부 차원에서 풀(pool) 취재단을 꾸리기로 협의가 돼 전날 강릉에서부터 운영됐으나 현장에서 경찰과 경호, 국정원 관계자에 의해 배제됐다.
백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이번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공연장 시설점검을 위한 행사로 공식적인 회의가 아니다"라며 "그래서 풀 구성이 사전부터 충분히 협의된 게 아니었는데 어제 너무 많은 언론들의 관심과 취재가 있었기 때문에 안전 등을 우려해 풀을 구성했는데 현장에서 제대로 운영이 안 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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