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따르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을 올림픽 위원직에서 파면시켜달라는 청원이 19건 등록됐다. 앞서 나 의원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에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공동 입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하는 서한을 발송해서다.
이중 가장 많은 참여인원을 모은 청원은 지난 20일 올라온 '나경원 의원 평창올림픽 위원직을 파면' 건이다. 이 청원은 지난 20일 올라와 사흘만인 이날 오전 10시 현재 7만4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신청인은 "늦게나마 북한의 합류로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길 기원하며 가슴 조마조마하게 평창올림픽 개최까지 기다리고 있는 한 국민이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나 의원이 IOC에 보낸 단일팀 반대 서안을 언급하며 "나경원의원 (평창올림픽위원회) 위원직을 이렇게 개인적, 독단적으로 사용해도 됩니까? 수많은 외교관례와 그동안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드는게 아니면 이게 뭔가 싶습니다"며 청원 이유를 밝혔다.
국민청원뿐만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도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나 의원을 직접 비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일 페이스북에 "눈을 의심했습니다. 평창올림픽에서 남북단일팀을 반대하다니! 나경원 의원이 IOC에 공문을 보내 남북단일팀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했다는 것인데 온 국민이 가장 평화적이고 성공적인 게임을 치루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마당에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고 밝혔다.
이재명 시장도 "나 의원은 지난 스페셜올림픽 때 ‘북한이 참여하면 남북화합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한을 초청하기도 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에 반대한다는 서한을 보낸 나 의원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썼다.
남북 공동입장은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이자 통산 10번째다. 한반도기도 2007년을 포함 국내외 각종 대회에서 11차례나 사용됐다. 민주당 측은 한반도기는 남북 간 화해의 상징이자 오히려 북한 인공기가 펄럭이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대변인은 "평창동계올림픽의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환영한다"면서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 정신을 실현해야 한다"며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평양'올림픽이라며 남북 단일팀 성과를 깎아 내렸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이 '평창올림픽'을 자진 반납하고 '평양올림픽'을 선언했다"고 논평했다. 홍준표 대표도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올림픽을 나치의 선전장같이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나라의 상징인 태극기까지 포기했다"며 한반도기 사용을 비난했다.
국민의당은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선 환영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올림픽이 정치화되는 점을 우려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치권 내 '남남 갈등'이 깊어지자 민주당은 반격에 나섰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반공주의 시대를 연상시키는 자유한국당의 발언이 참 목불인견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이 어떻게 평양 올림픽이냐. 당장 철없고 철지난 정쟁을 중단하길 바란다"며 "민주당과 정부는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성공시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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