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펀드 평가 너무해"…자산운용업계 반발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 2018.01.21 16:21

CB·BW 등 메자닌펀드 투자 대상, 풋옵션·전환가 조정 조항 있는데도 평가손 과도해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메자닌펀드가 각광받으면서 해당 펀드의 수익률 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옵션)이 부여된 만큼 이에 준하는 가치가 반영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금융투자협회에 메자닌펀드 평가 방식 개선을 요청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채권 평가기관에서 파생상품 옵션에 대한 평가를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평가사에서 파생상품 옵션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산정해 주가 변동 없이도 메자닌펀드 가격이 설정 초기 4~5개월까지 계속 빠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평가에 불합리한 측면이 있어 업계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내에 설정된 메자닌펀드 5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0.02%로 3개가 마이너스 수익률로 집계됐다. 많게는 -1.78%부터 적게는 -0.05% 까지다.

메자닌펀드란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사채 형태로 보유하다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경우 주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노리는 전략이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겸비해 지난해 말 최초로 설정액 1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다.

메자닌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운용업계에선 볼멘소리가 높아졌다. 운용사에서 두 곳 이상의 채권 평가사로부터 받은 결과값을 토대로 수익률을 산정하는데 주식 전환 전 주가가 하락하지 않더라도 평가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환사채의 경우 일반 사채와 달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부여된 만큼 채권 가치와 더불어 개별 주식으로서의 변동성 가치를 반영해 가격을 산출한다. 해당 주식의 변동성이 높은 만큼 옵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평가사에서 사채 가격이 너무 높아질 것에 대비해 주식 변동성이 아닌 2~3%대의 지수 변동성을 활용하면서 옵션 가치가 낮아지고 매입가 대비 평가손이 발생하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존 펀드 수익률에 기반해 투자자를 모집해야 하는 운용사로선 투자자 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

게다가 CB의 경우 주가가 빠져도 원금을 상환받을 수 있는 풋옵션이 있는데도 행사 전까지 마이너스로 평가돼 평가손이 발생한다는 것. 또 가치가 하락하거나 무상증자 등으로 주식가치가 희석되는 경우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데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대표는 "어차피 풋옵션을 행사하면 마이너스 수익은 자동으로 없어지기 때문에 마이너스로 평가되더라도 괜찮은 채권이 꽤 많다"며 "고객 보호를 위해 평가사에서 보수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CB에 투자하면 무조건 할인 평가를 받는 것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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