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으로 일군 복서같은 삶 '링밖의 챔피언'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18.01.22 03:57

[피플]40대 프로복서 이의규 SK건설 과장

이의규 SK건설 과장. /사진제공=SK건설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죠. 복싱의 매력도 같습니다"

SK건설 이의규 과장(42)은 '프로 복서'다. 불혹이 되기 전까지는 복싱을 배워본 적도, 해 본적도 없는 평범함 직장인이었다. 40대에 복싱을 시작해 2년 만에 '프로' 자격증을 거머쥐었다. 나이 제한(만 16~39세)으로 프로 경기에 참가해 보진 못했지만, 이 과장에게 '프로' 자격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받은 훈장과 같다.

복싱은 취미생활로 시작됐다. 회사의 직원 여가생활 장려 정책에 맞춰 취미활동을 갖기로 마음 먹은 차에 복싱이 떠올랐다. 운동이 좋기도 했지만, 스스로를 단련시키는데 복싱만한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15년 11월 처음 체육관에 발을 디뎠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평소에 등산도 자주했던 터라 체력만큼은 자신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쉬지 않고 한 번에 줄넘기 300회 하는 것이 버겨웠고, 기본 동작인 펀치와 스텝은 꼬이기 일쑤였다.

이 과장은 "오기가 생겨 한 동작을 6개월씩 반복하고 해외동영상을 보며 연습을 계속했다"며 "지금은 줄넘기도 한 번에 1000~2000개씩 한다"고 말했다.

자신감이 생긴 이 과장은 근무지 울산에서 열리는 생활체육 복싱대회에 참가하기로 마음먹고, 2016년 4월 처음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1회전 탈락. 제대로 준비가 안된 탓이다.


실망하지 않고 바로 다음 대회를 위한 준비에 매진했다. 1주일에 최소 3일은 체육관을 찾아 1시30분씩 훈련에 집중했다. 대회 한 달 전부터는 집과 직장까지 왕복 16km를 매일 뛰어서 출퇴근했다. 이 같은 그의 노력으로 두 번째 참가한 지난해 6월 생활체육대회에선 중년부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이 과장은 "복싱에 재미가 생기면서 더 큰 목표를 갖게 됐다"며 "작년 8월 프로 테스트에 합격해 아마추어가 이룰 수 있는 것을 모두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의규 SK건설 과장이 지난해 6월 울산 남구청장배 생활체육 복싱대회 중년부에서 금메달을 딴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SK건설
그는 자신이 살아온 길이 복싱 배우는 과정과 닮았다고 한다. 땀이 배신하지 않는 것처럼 꾸준히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니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고 싶어 야간대학교와 대학원을 다녔고, 건설 현장에서 일하기 위해 토목시공기술사 자격증을 10번만에 취득했다.

그는 "복싱을 하면서 건강뿐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서 "직장, 운동, 가정, 공부 등 뭐 하나 쉬운게 없지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 과장은 얼마 전 강원도 동해로 근무지가 바뀌어 해야 할 일이 늘었지만 매일 한 시간 일찍 출근해 영어공부 등으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안전기술사와 토목 품질시험기술사를 취득해 3종 기술사 자격을 모두 갖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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