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3%" 경기 판단 비슷해진 정부와 한은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 2018.01.19 15:52

정부, 한은 올 성장률, 물가 전망치 일치…'정부 전망>한은 전망' 과거 추세 대비 이례적

정부와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모두 3%로 제시했다. 새 정부 들어 무르익은 양 기관의 정책공조 분위기가 국내 경기 흐름에 대한 판단을 같이 하는 데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18일 발표한 '2018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높은 3.0%로 예상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2018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전망치 3.0%와 같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예상치도 같아졌다. 정부와 한은 모두 1.7%다.

한은은 경제전망을 1·4·7·10월 연 4회, 정부는 6월과 12월 연 2회 발표하는데, 최근 몇 년간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보다 낮았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성장 흐름도 감안하겠지만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수준을 제시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반면 성장률 통계를 직접 집계해 발표하는 기관인 한은은 전망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보다 집중한다. 이와 달리 기업 산하 민간연구기관의 경우 대체로 향후 성장 흐름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정부는 낙관적, 민간기관은 비관적, 한은은 중간 수준의 전망치를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정부가 2016년 12월 내놓은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는 2.6%, 한은이 지난해 1월 발표한 전망치는 2.5%였다. 2016년 새해 전망치는 정부가 3.1%, 한은이 3%로 예상했다. 물가 전망도 △2016년 1.5%(정부), 1.4%(한은) △2017년 1.6%(정부), 1.8%(한은) 등 차이가 있었다.

정부가 6월, 한은이 7월 내놓는 그 해의 중간 성장률 전망치도 같은 양상을 나타냈다. 2016년 정부는 2.8%, 한은은 2.7%의 숫자를 발표했고, 지난해엔 정부는 3%, 한은 2.8%로 전망했다.

올해 이례적으로 정부와 한은이 비슷한 시기에 내놓은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가 일치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최근 강화된 양 기관의 공조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보기도 한다. 양 기관이 국내 경제가 2년 연속 3%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같은 시각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 들어 한은과 정부는 소통을 늘리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 기관 수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와 김동연 부총리는 김 부총리 취임 이후 4차례 회동했다. 역대 부총리와 한은 총재가 임기 중 1~2회 만났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이 총재는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우호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지난 4일 김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선 "정부가 일자리, 소득주도, 혁신성장 등을 발표하면서 구조개혁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가지고 있는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3%로 높여 잡는 과정에서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정책이 민간소비 증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정부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만든 일자리 안정자금의 영향으로 인원 감축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할 정도로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축소와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을 우려한 민간 연구기관과 다른 지점이다.

한편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3%로 높여 잡으면서 정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더해 3% 성장 전망 기관이 늘었다. 반면 연구기관들의 새해 경기 판단은 밝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2.9%), LG경제연구원(2.8%), 현대경제연구원(2.8%), 한국경제연구원(2.8%) 등은 올해 3%대 성장을 이어가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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