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 MB 수사 "법대로 하겠다"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 2018.01.17 19:10

[the L]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범위 줄여야"

문무일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0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18.1.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무일 검찰총장은 17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수사와 관련해 발표한 성명서에 대해 "법적 절차대로 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문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0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강연한 뒤 기자들로부터 '이 전 대통령이 성명서에서 본인에게 물어봐달라고 얘기했는데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퇴임 후 지난 5년동안 4대강 살리기와 자원외교, 제2롯데월드 등 여러 건의 수사가 진행됐지만 저와 함게 일했던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는 없었다"며 "짜맞추기식 수사로 공직자들을 괴롭히지말고 모든 책임을 나에게 물으라"고 말했다.

문 총장은 이날 강연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지금은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범위를 줄여야 할 때"라며 "검찰이 경찰과 구별이 안 될 정도로 광범위한 분야로 넓혀졌던 업무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임 검사 시절이던 노태우 정부 당시 검찰이 강력부를 신설하고 조폭·마약범죄에 대해 직접 나서면서 한때 음주운전이나 환경오염까지 검찰이 단속하던 때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특별수사는 검찰이 계속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에도 동경·오사카·나고야 3곳에 특수부가 있고 특별형사부가 새로 생기는 등 특수 업무는 검찰 고유 업무라는 것이다. 이어 사견임을 전제로 국민 생활밀착형 수사는 경찰이 직접 할 수 있도록 넘겨줘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비판을 받고 있는 '기소독점권'에 대해선 역사적인 배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제도를 수입한 일본을 통해 검찰을 비롯한 사법체계가 들어오면서 검찰만이 '공소권'을 행사하도록 한 것이란 얘기다.




아울러 "기소는 전 세계를 살펴봐도 검찰이 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독일과 달리 사적 소추를 허용하지 않은 것은 메이지 유신시절 엘리트주의의 일본식을 그대로 따르면서 이어져 온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한편으론 사적 소추를 허용하면 법원이 감당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선공약을 포함해 역대 정부에서 공약으로 '검찰개혁'을 거듭 내세운 것에 대해선 "검찰개혁 주문은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전국 검사들이 중앙지검 대강당에 3차례에 걸쳐 모여 연찬회를 겸한 '반성회'를 열었던 적도 있다"며 "검찰이 사회문제에 과하게 전면에 나섰던 영향으로 부작용이 있었는데 이제는 시대변화에 따라 사회구성원들의 변화요구를 수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간위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검찰개혁위원회에 대해 그는 "총장이 될 줄 모르던 때에 검찰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생각했던 10여개 항목을 적어 놓은 게 있었는데, 총장이 된 뒤 위원회에 전달해 그 중 일부가 금년 중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선 검사가 상사와 의견이 다를 경우 기록에 남기도록 하는 미국식 제도를 새로 시행중이라고 소개했다.




한 여학생이 드라마·영화를 예로 들며 "'검사는 라인을 잘 타야 한다'라는 선입견이 있다" 묻자 "라인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 그걸 깨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공정한 인사를 위해 검찰이 바뀌고 있다고 답했다. 또 지연·학연에 의한 불공정한 인사는 사건 당사자들인 국민에게까지 피해가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문 총장이 강연자로 참석한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학장으로, 사단법인 청년과 미래가 주최하는 행사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3. 3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4. 4 '비곗덩어리' 제주도 고깃집 사과글에 피해자 반박…"보상 필요없다"
  5. 5 '김신영→남희석' 전국노래자랑 MC 교체 한 달…성적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