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전 사장은 17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배경에 대해 “선출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현재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탓에 당초 16명의 후보군(롱리스트) 중 9명이 인터뷰를 거부한 상황에서도 최 전 사장은 오는 22일 마지막 프리젠테이션(PT) 및 심층면접까지 완주할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사장은 과거 KB국민은행 부행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과 계열사인 신한아이타스 사장을 지냈지만 하나금융에는 몸담은 적이 없어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을 포함한 3명의 최종후보군 중 사실상 유일한 외부인사다.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면 국내 금융지주사 세 곳을 모두 섭렵하는 유례없는 기록을 남길 전망이다.
은행권에 몸담기 전에는 금융권 핵심인맥으로 평가받은 이른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사단’의 핵심 멤버였다. 최 전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와 동대학원 석사, 예일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쳐 이 전 부총리가 금융감독위원장(현 금융위원장)을 지낼 때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산하 구조기획단 전문위원과 금감위원장 자문관으로 활동했다. 외환위기 당시 금감위 산하 구조개혁기획단 핵심멤버로 상업·한일은행 합병, 제일은행 매각 등 금융권 구조조정에서 핵심 업무를 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금감위원장과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이 전 부총리가 현 정권 핵심과도 깊은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헌재 사단’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최 전 사장이 숏리스트에 포함된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김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지만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어 입지가 좁아진 만큼 예상 외로 최 전 사장의 부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하나금융 회추위 관계자는 “회추위 내에서 의견이 갈려 막판 표결 가능성이 있다”며 “끝까지 누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금융권 일각에선 최 전 사장이 ‘유효경쟁’을 만들어 줄 ‘러닝메이트’ 역할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김 회장의 ‘셀프연임’ 우려를 지적하면서 유효경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줄곧 제기해온 만큼 숏리스트 구성 과정에서 현직 내부 인사(김 회장)와 전직 내부 인사(김 전 외환은행장 겸 현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외부인사(최 전 사장)의 구도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 전사장은 김 회장의 경남고 후배로 평소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러닝메이트로 뛰는 것이란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