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노무현의 도시-세종시는 수도가 될 수 있을까

뉴스1 제공  | 2018.01.17 16:45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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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인구가 1000만명 아래(2017년 현재 내국인 991만명)로 줄었다. 재앙이 온 듯 반응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서울은 여전히 인구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도시다. OECD 31개 회원국 수도 중 서울보다 인구가 많은 곳은 도쿄(1300만명가량)다. 그런데 도쿄 면적은 2134㎢로 서울(605㎢)의 4배에 가깝다. 일본 전체 인구도 1억2000만명으로 한국의 2배가 넘는다. 서울이 더 심각한 이유다.
사정이 이러니 서울의 주거·환경·교통·복지·일자리 등 각종 도시문제 해결은 험난하다. 무엇보다 서울에는 국가기관·대기업·대학이 집중됐다. 한 나라를 좌우하는 모든 권력이 서울에 있다. '지방소멸'의 원인이다. 서울의 삶의 질도 떨어지고 국토 전체적으로도 심각한 불균형을 부른다. 국가적 재난에 가까운 이같은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신행정수도' 세종시를 추진한 사람이 바로 고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노무현의 도시-세종시는 수도가 될 수 있을까'(미세움)는 세종시의 탄생 과정과 현재를 일목요연하게 그려낸다. 그러나 책이름의 인상처럼 고인의 업적을 찬양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어떤 의미에서 세종시 비판서다. 예를 들어 세종시 도시 설계에 도심을 비우는 '오르테가 안'이 채택된 것부터 지적한다. 진정한 보행중심·친환경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세종시 중심에 도심을 콤팩트하게 채워넣는 '송복섭 안'이 더 적절했다는 설명이다. 세종시를 도시재생 대신 완전한 신 도시로 지은 것도 잘못 꿴 단추로 꼽는다. 가까운 대전시의 인프라를 이용했다면 훨씬 더 알찬 도시가 됐을 것이며 수도권 인구 분산에도 효과적이었으리라는 진단이다.

물론 이런 비판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향한 열망에서 비롯됐다. 세종시 이전을 격렬하게 반대했던 수도권 권력층과 부동산 부자들과는 완전히 거꾸로 선 입장에서 세종시를 채찍질한다. 세종시를 넘어 현대 도시 설계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곁에 둘 만한 길잡이기도 하다. 다양한 보행·도로·환경정책을 비롯한 폭넓은 도시정책적 접근은 물론 풍수지리 등 도시인문학적인 해석까지 곁들었다. 세종시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훗날 통일 후 수도를 건설할 때도 아이디어를 얻을 만하다.

책쓴이는 현역 기자로서 서울시, 국토교통부 등을 출입한 도시 전문가다. 런던에서 연수를 하면서도 도시문제를 파고들었다. 세종시 논의 초기부터 취재해 많은 기사를 썼으며 2년간 세종시 근무도 자원했다. 페이지마다 현장성이 물씬하고, 에두르지 않고 핵심을 직접 건드리는 자신감이 넘치는 배경이다.


◇노무현의 도시-세종시는 수도가 될 수 있을까/김규원 지음/미세움 펴냄/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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