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유가는 최고치인데, 정유株는 시들?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18.01.17 16:20

美中 정제설비 가동률 상승으로 정제마진 배럴당 6$ 수준으로 하락, 고배당 성향 탓 시기적 조정영향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에 임박, 2014년 말 이후 3년여 만에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유가 상승은 정유업종 주가 상승을 부르는 호재 중 하나이지만 최근 정유주(株)들이 지수대비 부진해 화제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배럴당 63.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배럴당 60달러선을 넘어선 이후 보름여 만에 5.6% 상승한 금액이다. WTI는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64.89달러까지 상승하며 2014년 12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배럴당 40달러 초반을 기록한 이후 국제유가는 지난해 11월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합의 연장과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회복, 이례적 한파 영향으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원유 비축분 재고평가와 석유제품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정유업계의 전통적인 호재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정유주 주가는 국제유가 상승이 무색하게 부진하다. SK이노베이션은 17일 증시에서 주당 1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20만4500원에서 3.2% 하락한 금액이다. 이날 11만3500원에 거래를 마친 S-Oil도 올 들어 3% 약세다.

연초 5%대 상승한 국제유가와 반대 흐름을 보인 셈이다.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부진에도 2% 남짓 상승, 2500대에 안착한 코스피 지수와도 반대 흐름이다.

코스피 지수 상승세가 철강과 화학 등 시클리컬(경기민감주) 업종의 강세에서 나온 점을 고려하면 대표적 시클리컬 업종인 정유주 부진이 상대적으로 부각된다.


증권업계는 최근 정유업계 주가 부진 원인을 지난해 말 강세를 보였던 정제마진(원유를 석유제품으로 정제할 때 발생하는 마진)이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5.9달러로 8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인 지난해 3분기에도 배럴당 8달러 수준으로 강세를 보였던 정제마진은 최근 미국, 중국의 정유설비 가동률 상승에 약세로 돌아섰다. 난방 수요 등으로 계절적 성수기에도 정제마진이 되레 낮아지면서 나온 올해 1분기 수익성 둔화 전망이 주가 약세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높은 배당성향도 주가 조정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배당 기준일인 지난해 말까지 매수세가 몰리며 올랐던 주가가 소폭 조정기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실적발표에서 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와 배당액 증액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진 주가 등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성수기인 1월에도 정제마진이 배럴당 5달러대로 떨어져 수익성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며 "미국과 중국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고 2~3월 주요 정유업체 설비보수가 예정된 점을 고려하면 마진이 바닥을 통과하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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