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2018 트렌드] 패스트힐링·호모 나이트쿠스…'워라벨 세대'의 생활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 2018.01.27 10:45

④ '라이프스타일'…수면카페. 시에스타 극장. 예체능학원의 직장인들


요즘처럼 한국사회에서 사표를 쓴 이들의 이야기가 공개적으로 회자한 적이 있었을까.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지고 입사 후 이직 한두 번은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진다. 퇴사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이들의 이야기, 그들의 노하우를 전하는 책과 방송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심지어 '퇴사학교'라는 것도 생겼다. 퇴사 후 진로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돕는 어른들을 위한 교육과정이다. 과거 세대가 가슴에 품고만 다녔다는 사표를 당당히 쓰는 세대들.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워라벨(Work-Life-Balance)'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벨'을 지향하는 이들은 돈보다 스트레스 제로를 추구하며, 일 때문에 자기 삶을 희생하지 않는다. 적당히 벌면서 잘 살기를 희망하는 2030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워라벨 세대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의 짧은 여유를 활용해 카페나 영화관에서 잠을 청하는 등 '패스트 힐링'을 즐긴다.

◇ 패스트 힐링(fast healing) = 패스트 힐링이란 간편하게 먹는 패스트푸드처럼 짧은 시간에 취하는 휴식을 뜻한다. 격무에 지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혹은 여분의 시간을 이용해 카페나 영화관, 마사지 숍에서 피로를 푸는 형태로 나타난다. 해먹 위에 누워 짧게 잠을 청하거나 안마의자를 이용해 휴식을 취하는 수면카페가 대표적이다. 신한카드 트렌드 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1~8월 기준 수면카페 이용자 수는 2만5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5%나 늘었다. 영화관 CGV는 직장인들이 밀집된 여의도 관에 점심시간에 한정해 극장 좌석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에스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2016년 3월 개시 이후 이용률이 시행 초기 대비 65% 넘게 증가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 호모 나이트쿠스(homo nightcus)·= 퇴근 후에도 컴퓨터 모니터 앞을 지키던 직장인들의 무료한 저녁이 바뀌고 있다. 늦게까지 일할지언정 한밤중에라도 여가를 즐기는 '호모 나이트쿠스'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직장은 내 삶의 전부가 아니다"고 외치는 이들에게 업무 중 잠깐의 휴식을 챙기는 것 말고도 일과 후 취미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가는 곧 일과 자신과의 균형, 나의 성장과 직결되기 때문. 교육부에 따르면 성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예능(미술·음악·무용 등) 학원의 수강자는 2013년 4만2462명에서 2016년 19만3258명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다양한 취미활동을 온라인 네트워킹 기반의 재능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즐기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다양한 유형의 활동을 재능공유 형식으로 영위하는 움직임이 특징적이다. 잉여탈출의 줄임말인 '탈잉'은 다양한 사람들의 재능을 온라인 플랫폼에 모아 필요한 사람들까지 매칭해주는 일종의 재능거래 마켓이다. 개설된 재능 수업만 1500여개, 가입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인문학, 글로벌 이슈, 스타트업, 과학,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한 달에 한 번 모여 책을 읽고 생각을 공유하는 독서모임 '트레바리', 5주간 25~35세 직장인 남녀가 모여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건강한 몸을 가꾸는 '버핏서울' 같은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심지어 취미를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하비박스'는 매달 9명의 하비 큐레이터가 최신 트렌드의 취미거리를 연구하고 소비자 성향을 분석해 패키지를 구성해 제공한다. 여가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워라벨 세대 라이프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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