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채권시장 변방서 글로벌 '큰손'으로 부상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8.01.16 15:42

글로벌 투자자들 아시아서 로드쇼…中 주도 자산규모 급증 달러채권 큰 시장으로


아시아가 세계적인 달러표시 채권시장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부(富)가 급증한 아시아가 전 세계 달러 채권시장의 '큰손'이 됐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전 세계 투자은행과 기업들이 달러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아시아로 몰리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예로 지난해 말 브라질 은행들은 달러 표시 채권을 팔기 위해 연이어 아시아를 방문했다. 이타우유니방코에 이어 지난해 11월 방코보토란팀이 아시아에서 채권 투자설명회를 열었고 지난달 초엔 방코BTG가 아시아를 찾았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에 따르면 지난해 팔린 달러 채권의 78%가 아시아 지역에서 소화됐다. 미국 투자자는 8%뿐이었다. 미국 투자자 없이는 '빅딜'이 성사되지 않던 몇 년 전과 상전벽해다. FT는 이 같은 추세가 아시아 채권시장이 터닝포인트에 도달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아시아 지역이 독립적인 금융허브로 부상했다는 얘기다.

마크 르웰 JP모간 아시아 신용 신디케이트 부문 대표는 "비(非) 아시아권 채권 발행자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마케팅을 하는 게 일반적인 추세가 됐다"며 "아시아 투자자들이 글로벌 발행자들에게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미국 투자 마케팅 없이도 딜이 성사될 만큼 아시아지역의 투자 기반이 충분히 강력해졌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가 채권시장 큰손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건 중국 주도로 이 지역의 자산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다국적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지역이 지난해 억망장자 수로 처음 미국을 넘어섰다. 카일 드디오니시오 피델리티인터내셔널 투자담당 이사는 "10년간 아시아지역에선 천문학적인 부의 성장이 있었다"며 "강력한 인구변화가 이를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이 돈을 굴릴 자산운용시장이 커졌다. 블랙록, 핌코, 피델리티 등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이 이 지역 사업을 위한 인가를 내는 등 아시아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아슈 쿨라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 자본시장 발행 부문 대표는 "아시아 지역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성장과 부상이 아시아 채권시장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아시아 투자자들 역시 달러 표시 채권을 선호하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달러로 발행한 채권을 왕성하게 소화했다. 자국 통화 표시 채권에 비해 보유자산 다각화 측면에서 달러 채권이 선호되면서다.

FT는 다만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신흥시장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런 열기 속에서도 시장에는 여전히 20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에 대한 기억이 뿌리 깊다"며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 등의 지표를 유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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