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바람에, 바람 잡는 바람에, 바람 피는 바람에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 2018.01.15 11:20

[웰빙에세이] 내 영혼의 문장들 -12/ ‘바람에’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멋진 인생을 산다



비오는 바람에 눈 오는 바람에
외로운 바람에 쓸쓸한 바람에
이 바람에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멋진 인생을 살고
잘못 하는 사람은 폐가 망신한다

나는 '바람에'를 어떻게 활용하나? 나는 주로 '때문에'로 활용한다. 비 때문에, 눈 때문에, 외로움 때문에, 쓸쓸함 때문에…. 그 때문에 폐가 망신한다. 이 '바람에'를 '덕분에'로 활용하기로 하자. 비 오는 덕분에, 눈 오는 덕분에, 외로운 덕분에, 쓸쓸한 덕분에…. 그 덕분에 멋진 인생을 살리라. 아래 세 가지 경우가 있다.

바람 부는 바람에
바람 잡는 바람에
바람 피는 바람에

이 '바람에'에도 다 '덕분에'를 쓸 수 있을까? 글쎄, 첫 번째는 가능하고, 두 번째는 헷갈리고, 세 번째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멋진 인생을 살려면 두 번째에도 웬만하면 '덕분에'를 써야 하리라. 세 번째에서도 무언가 '덕분에'를 찾아내야 하리라. 그것이 쓰디쓴 배반이든 이별이든 인내든 용서든 결국은 덕분에 덕분에 덕분에! 하여 바람아 불어라~ 그대는 바람 바람 바람~

허허당. 비우고 비워서 허허로운 분. 산골마을 단칸방 '휴유암(休遊庵)'에서 쉬고 노는 분. 절도 없고 시주도 안 받아 가진 게 없는 분. 그림 그리는 일을 수행으로 삼아 삼매에 드는 분. 이 스님은 선화의 대가지만 선문답 같은 촌철에도 대가다. 이 분의 촌철을 몇 가지 더 보자.

이른 새벽
파리가 이 벽에 붙었다 저 벽에 붙었다
몇 차례 웽웽하다 어디로 갔는지 흔적이 없다
다를 바 없다 사람도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몇 차례 꿈인 듯 생시인 듯 중얼중얼하다
사라지는 것

헐! 나 또한 웽웽대며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분주하기만 하다. 꿈인 듯 생시인 듯 중얼중얼 제정신이 아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이러다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다. 파리만 때려잡지 말고 파리에게 배워야겠다. 웽웽대는 저 놈의 파리 때문에~ 아니 파리 웽웽 대는 덕분에~

집이 있어도 내 집처럼 편안하게
못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집이 없어도 어디서나 내 집처럼
편안하게 사는 사람이 있다
세상은 가지는 자의 것이 아니라
쓰는 자의 것이다

나는 가지는 자인가, 쓰는 자인가? 나는 가지려는 자다. 그렇다고 별로 갖지도 못하는 자다. 평생 갖기만 하려다가 갖지도 못하고 쓰지도 못하는 자다. 그나마 가진 것도 제대로 못 쓰고 무덤까지 끌고 가는 자다. 하여 세상은 나의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중얼중얼 하는 자다.

마지막으로 허허당 스님의 촌철 당부! 세상을 휴가 받은 기분으로 살라는 당부! 나도 오늘부터 그러리라. '휴가 모드'로 놀멍쉬멍 살리라. 다들 휴가 때는 편하게 놀고 쉬지 않는가. 집이 없어도 마음대로 이 집 저 집 잘 돌아다니지 않는가. 세상이 다 내 것인 것처럼! 허허당 스님 바람 잡는 바람에 파리 같은 내 인생 멋있어 지려나. 허허당 때문에~ 아니 허허당 덕분에~

 세상을 잠시 휴가 나온 기분으로 살면 어떨까?
그런 기분으로 산다고 해서 누가 뭐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난 그렇게 산다 평생 휴가 받은 기분으로
그렇다고 긴 휴가도 아니다 눈 깜짝할 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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