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중교통 무료? 시민들 "미세먼지 제발…"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강주헌 기자, 유승목 기자, 정한결 기자, 한민선 기자, 조문희 기자 | 2018.01.15 09:25

"날 풀리자 미세먼지 심해져 스트레스↑", "중국발 미세먼지는 어떡하나" 지적도

15일 오전 서울 지하철 시청역에서 시민들이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하며 출근하는 중이다. /사진=김영상 기자
서울시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처음으로 출·퇴근길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영하자 시민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중국발 미세먼지 우려 등을 고려할 때 대책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15일 오전 6시30분쯤 서울 강북구 지하철 4호선 수유역 6번 출구 인근은 마을버스에서 내려 지하철로 환승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47)는 "얼마나 미세먼지가 심하면 정부에서 이런 정책을 시행하나 싶다"며 "요즘 강추위에 고통스러웠는데 날이 풀리자 미세먼지까지 심하니 스트레스가 높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지하철 6호선을 이용해 청량리역으로 향하던 정승훈씨(61)는 "신선하고 좋은 정책으로 보인다"며 "평소 승용차를 타던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면 그만큼 미세먼지가 줄어들 것 같다"고 밝혔다.

지하철 4호선 서울역을 이용하던 이원규씨(27)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 같다"며 "주변에 승용차로 출근하던 지인들도 '오늘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볼까'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만난 심승건씨(27)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커피 한 잔 값을 번 거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난문자를 받지 못해 대중교통 이용이 무료인 줄 몰랐다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승용차로 출근한 김윤후씨(30)는 "안내 문자가 오지 않았다"며 "안내를 하려면 모든 국민에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일부 휴대전화는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깔지 않으면 재난문자를 받을 수 없다.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만난 이모씨(56)는 "이런 정책을 쓰면 사람들이 더 많이 돌아다녀서 미세먼지를 더 마시게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지하철 6호선을 타고 신당역으로 이동하던 윤모씨(27)는 "승용차를 탈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대중교통이 무료라고 해서 굳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경기나 인천에서 서울로 출근하던 시민들은 무료 혜택을 받지 못했는데 "우리에게도 무료이용 혜택을 달라"는 요구도 많았다.

미세먼지 상당수가 중국발로 의심되는 만큼 서울에서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한다고 해서 효과가 있겠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았다.

어린 자녀 둘을 키우는 회사원 박모씨(41)는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가 대부분이라 국제사회 공조로 보다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밤 9시까지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고 출·퇴근 시간대(첫차~오전 9시, 저녁 6시~밤 9시)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영한다. 지난해 7월1일 관련 제도를 시행한 이후 첫 발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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