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으로 뛰어든 청년 출마…'조직력'에 부닥치다

머니투데이 조준영 인턴, 이건희 기자 | 2018.01.16 04:13

[the300][젊은 정치][3]기자들이 직접 '6·13 지방선거' 출마준비 해보니②더불어민주당

지난 11일 저녁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18 지방선거 서울 야(夜) 학당'을 기자가 참관하는 모습. /사진=조준영 인턴기자

2016년 11월. 촛불집회에 매주 참석하면서 정당에 가입했다. 매달 1000원만 내도 된다는 말에 '덜컥'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권리당원이 됐다. 만 26세의 기자는 '정치가 우리 삶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지방선거’ 출마를 꿈꿨다.

당내 젊은 정치인들에게 출마 방법을 물었다. 30대 초반 한 정치인은 지역위원회 활동을 권유했다.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사람을 모아야 유리하다고 했다. 지역위 구성원을 알아봤다. 2030세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적은 수의 젊은이들은 장년층 이상이 주를 이룬 지역위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고 전했다.

지역위 활동의 시간과 장소는 유동적이다. 생계를 위해 낮에 직장을 다니는 이들에게 '직업 정치인'의 꿈은 '남의 떡'이었다. 지역위 주축은 시간과 재력을 갖춘 자영업자들로 채워졌다. 집은 잠만 자는 곳 일뿐 학교·직장 등의 생활은 지역구 밖에서 주로 하는 청년들의 삶의 패턴은 어울리지 않았다.

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올해 6.13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를 위해 마련한 '서울 야(夜)학당'도 지난 11일 방문해봤다. 당규에 따르면 당원들은 정해진 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수강생은 주로 올해 출마를 기대하는 중장년층이었다. 행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업을 들은 20대가 한두 명이라고 했다.

다가올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또래 얘기를 들어봤다. 서울시의회 의원을 준비하는 이동현(26) 민주당 중구성동을 대학생위원장은 "지역정치에서 청년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지방 토호 세력'과 맞붙어야 하는 것"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8년간 정당 생활을 한 그는 "정당과 시도당에서 청년이 나서야 한다"면서도 "막상 나서면 '어리다' '양보해라' '나중에 기회가 있다'고 말하는 어른들이 많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당원들이 펴져 있어 후보자에게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연령대가 높은 지역위 뿐 아니라 자기 세대에 맞는 위원회 활동이 요구되는 이유다. 민주당은 또 지난해 19대 대선 승리를 기반으로 현재도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자연스레 출마 도전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청년위원회도 '민주당'을 등에 업고 선거에 나가려는 청년들이 가득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청년위 행사에 얼굴을 비추는 사람은 대개 지방선거에 나가려는 사람"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가족 생계를 책임질 사람들이 돈도 안되는 곳에 왜 나왔겠느냐"고 말했다.

지역구에선 청년들이 지역위 직책을 받아 노력하면 공천을 주지 않을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민주당 한 의원실의 지역구 담당 보좌관의 말이다. 그러나 기자가 맞닥뜨린 '지역정치'는 정당활동을 할 수 있는 돈과 시간, 사람이 없이는 진입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정당의 의미는 '정치적 뜻과 방향이 같은 이들이 모여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려는 조직'으로 풀이된다. 기자는 뜻과 방향 말고는 갖춘 것이 없는 '범인'(凡人, 평범한 사람)이었다. 지역위 활동으로 기반을 다지고 지지를 보내줄 당원 세력을 만든다면, 다음 선거에 '도전할 용기'를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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