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사이트 폐쇄되면 '엑소더스'…투자자 돈은 어떻게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 2018.01.15 04:05

거래사이트따라 보안등급따라 출금한도 달라 유의…일부 거래사이트 출금 제한할 수도

정부가 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사이트 폐지 등 전면규제 법안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이 일제히 가상통화를 처분하는 이른바 '엑소더스(탈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거래사이트별로 하루 출금 한도가 정해져 있고 거래사이트 자체적으로 출금을 제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의가 요망된다.

정부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폐지를 결정할 경우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거래사이트를 폐쇄하는 국가가 되고 거래사이트를 통한 가상통화 거래는 사실상 불법이 된다. 그렇게 되면 투자자들은 두 가지 방식을 통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우선 거래사이트 폐쇄 전 국내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에서 곧장 출금하는 방식이다. 원화인 경우 출금 요청 금액, 출금 받을 은행명과 계좌번호 등을 입력하고 인증번호를 받아 신청하면 된다. 가상통화를 직접 출금하려면 출금하려면 다른 거래사이트나 개인 전자지갑 주소를 입력한 후 인증과정을 거치면 출금 처리된다. 이 경우 전자지갑 주소는 영문(대·소문자)과 숫자조합으로 총 34자이며 만일 주소를 잘못 입력해 다른 지갑으로 출금되더라도 찾을 수 없다.

국내 주요 거래사이트의 하루 출금 한도는 보안등급별로 다르다. 빗썸은 기본적인 인증을 거친 '레벨2'의 경우 원화는 1일 5000만원, 한달에 3억원까지 출금할 수 있다. 휴대폰 본인인증, 출금계좌 등록 등 추가인증을 거쳐 '레벨3'이 되면 원화는 1일 3억원, 월 10억원, '레벨4'는 1일 20억원, 월 무제한 등으로 출금한도가 상향된다.

가상통화 출금도 레벨2 단계에서는 하루 150BTC, 한달 500BTC로 출금이 제한돼 있다. 이더리움은 일 1500ETH, 월 5000ETH 등으로 제한된다. 빗썸에서 취급하는 12종의 가상통화 모두 출금한도가 정해져 있다.

업비트는 이메일과 휴대폰 인증을 거쳐 레벨2가 되더라도 원화는 출금할 수 없고 비트코인 0.1BTC, 이더리움 3ETH 등 가상통화만 출금할 수 있다. 출금계좌 등록을 거친 레벨3이 되면 1회 2000만원, 1일 5000만원까지 출금이 가능하다. 추가인증을 통해 레벨4가 돼야 1회 4000만원, 1일 1억원까지 원화로 돈을 뺄 수 있다.

코인원은 1회 2000만원, 1일 1억원까지 출금할 수 있고 코빗 역시 보안등급에 따라 출금한도가 다르다. 대부분의 거래사이트들이 입금한도는 정해놓지 않은 반면 출금시에는 한도를 정해 관리하고 있다.


거래사이트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에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를 폐쇄했을 때도 한 달여간의 청산기간을 줬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거래사이트를 폐쇄한다면 돈을 찾을 수 있는 기간을 줄 것"이라며 "투자자들 스스로 원화로 출금할지, 가상통화로 출금할지 정해 출금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출금하지 않고 해외 거래사이트로 가상통화를 옮길 수도 있다. 바이낸스 등 해외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투자자라면 국내 거래사이트 전자지갑에서 해외 거래사이트에 있는 자신 명의의 전자지갑으로 손쉽게 옮길 수 있다. 현재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대다수 국내 거래사이트들이 전자지갑 주소를 통해 해외 거래사이트로 가상통화를 이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후 해외 거래사이트에서 가상통화를 팔아 외화를 받은 뒤 다시 원화로 환전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아니면 P2P(개인간 거래) 방식으로 국내 다른 사람과 원화로 거래할 수 있다.

다만 거래사이트 폐쇄로 출금이 몰릴 경우 거래사이트 대응이 어떨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일부 거래사이트는 '기타 회사의 운영정책상 출금 이용을 제한하거나 지연해야 할 때' 등의 경우 출금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출금이 지연된 과정에 가상통화 가치가 폭락한다면 투자자와 거래사이트 사이의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가상통화 가격이 해외보다 높기 때문에 해외 거래사이트로 옮기면 그만큼 손해"라며 "거래사이트 폐쇄가 결정되는 순간 보유한 가상통화를 어떻게든 원화로 바꾸기 위해 서로 팔려고 내놓기 때문에 가격 폭락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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