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기본시급 9달러→11달러 인상…"트럼프 감세 효과"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8.01.12 11:15

기업 감세 낙수효과 기대…"시급 11달러 4인 가족 빈곤선 밑돌아" 지적도

1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한 월마트 매장 주차장에서 한 직원이 쇼핑카트를 정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미국 월마트가 기본시급을 9달러에서 11달러로 인상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에 따른 '낙수효과'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마트는 이날 다음달부터 미국 내 기본시급을 9달러에서 11달러로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법인세 인하에 따른 기대 이익을 유급 출산휴가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데 쓸 것이라고 밝혔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세제개혁이 우리에게 만들어줄 기회를 평가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며 이번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말 1986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큰 세제개혁을 통해 올해부터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기로 했다.

월마트의 시급 인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미국 민간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150만명을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경쟁사인 타깃이 지난해 시급을 11달러로 인상한 뒤에도 임금인상을 머뭇거려 빈축을 샀다.

월마트에 앞서 AT&T, 아메리칸에어라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컴캐스트, 웰스파고와 같은 미국 기업들이 감세로 얻은 이익 일부를 직원들에게 쓰겠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기본시급 인상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에겐 최대 1000달러의 일시불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다. 기본시급 인상과 일시불 보너스 지급에 드는 비용이 내년 1월에 끝나는 올 회계연도에만 각각 3억달러, 4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월마트의 이번 시급인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이 본격적인 낙수효과를 일으키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일으켰다. 다만 소비가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 경제에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FT는 시급 11달러는 연간 2만2000달러 수준으로 4인 가족의 소득이 이 정도면 빈곤선을 밑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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