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상기 법무장관은 "가상화폐 거래가 사실상 투기, 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지금 이뤄지고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고, 거래소 폐쇄까지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가상화폐는 어떤 가치에 기반을 둔 거래 대상은 아니다"라며 "가상화폐 거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등 버블이 붕괴됐을 때 개인이 입을 손해가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 보도에 '김치 프리미엄'이란 표현이 등장하는 것도 한국 가상화폐 거래가 비정상적이라는 해외 평가가 내려진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패닉에 빠지면서 가격이 급락했지만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린 매수세가 이어지며 비트코인 가격은 반등했다. 비트코인은 오후 1시40분 저점을 기록한 뒤 30분 만인 오후 2시 33%가량 오른 1880만원을 회복했다. 오후 4시쯤 청와대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가 정부 방침이 아니라는 입장이 나오면서 가상화폐 가격 회복세에 힘이 붙었다. 이날 오후 5시 2100만원선에서 거래된 비트코인은 오후 6시30분 현재 1950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에 대한 부처간 혼선으로 극심한 가격 변동이 빚어지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십만원에서 수억원의 손해를 본 누리꾼들의 인증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특히 법무부 장관 발언이 알려진 뒤 20~30%가량 하락한 가격에 보유한 가상화폐를 판 이들의 손실이 크다. 대학생 안모씨(27)는 "거품이 꺼지면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본다면서 정작 정부가 폭탄을 터트렸다"며 "정부 발표 한번에 수백만원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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