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방치 No", '갈아타기'로 수익률 높이기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 2018.01.16 06:30

[같은생각 다른느낌]적극적인 퇴직연금 갈아타기로 수익률 끌어 올린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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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12월 초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새로 가입하면서 300만원을 주식형펀드(70%)와 채권형펀드(30%)로 분산 투자했다. 그런데 단 20일만에 주식형 펀드에서 8만원 손해가 나면서 연환산 -48.67% 손해율을 기록했다. A씨는 부랴부랴 다른 상품으로 교체하고 나서 한 달 만에 원금을 회복했다. 또한 1.70% 금리의 정기예금에 넣었던 기업퇴직연금(DC형)은 연금 사업자를 교체하고 30%는 주식형 펀드로 바꿨다. A씨는 갈아타기 이후 개인형 퇴직연금 4.17%, 기업퇴직연금 18.96%의 연환산 수익률을 올렸다.

퇴직연금 가입자 가운데 A씨와 같이 퇴직연금 사업자나 투자 종목을 적극적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대부분 처음에만 연금 사업자와 종목을 확인할 뿐 정기예금, 주식형펀드, 채권형펀드 어디에 얼마나 들어가는지 까맣게 잊고 지낸다. 매월 적립금과 수익률 통지서가 날라 와도 무심코 지내다 우연히 낮거나 손해난 수익률을 보고 화들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현재 퇴직연금은 수익성보다는 안정성 위주로 운용되면서 묵혀두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전락했다.

퇴직연금은 크게 3종류로 나뉜다. 회사가 운영지시를 하는 확정급여형(DB형), 근로자가 운용지시를 하는 확정기여형(DC형), 개인이 개별적으로 가입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다.

최근 퇴직연금이 확정급여형(DB)에서 확정기여형(DC)으로 옮겨가는 추세지만 아직도 원리금보장형 투자가 대부분이다. 2016년 기준 퇴직연금 145조3000억원 중에서 88.9%(131조원)는 정기예금, 보험 등 원리금보장 방식, 6.8%(10조원)는 주식형펀드, 채권형펀드 같은 비원리금보장 방식에 투자됐다.

저금리 상황인데도 원리금보장 방식이 많다보니 수익률이 저조하다. 지난해 5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 현황‘에 의하면 연간 수익률은 1.58%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 4.76%에 비해서도 현저히 떨어진다.

퇴직연금 방치는 가입자들의 무관심 영향이 크다. 가입자들은 안전성에 치우친 나머지 수익성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확정급여형(DB형)을 운용하는 회사는 펀드 운용으로 손해 볼 위험을 두려워한다. 연금 사업자(은행, 증권, 보험)도 이동이 적고 수익률에 민감하지 않은 가입자를 상대로 실적배당형 상품을 적극 권하지도 않는다.

이러다보니 정부에서는 ‘디폴트 옵션’ 도입을 고려중이다. 디폴트 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특별한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운용사가 알아서 가입자의 성향에 맞게 운용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하지만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 종목이나 비율을 변경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정기예금은 더 높은 이자율의 상품이 나오고 있고, 주식형·채권형 상품은 국내·외 경기변동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천차만별이다.

확정기여형과 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직접 투자종목을 고르거나 교체를 할 수 있다. 기존 투자 금액을 모두 다른 상품에 투자하거나 앞으로 추가 적립되는 금액만 운용지시 비율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이같은 퇴직연금 갈아타기는 가입자가 연금 사업자 사이트에서 직접 하면 된다. 그러나 금융상품을 잘 모르는 일반인이 펀드 상품을 비교해 고르기는 쉽지 않다. 개개의 수익률, 펀드 투자내용, 수수료 등을 일일이 비교해봐야 한다.

인터넷 사용이 익숙지 않은 사람은 가입한 금융기관을 방문해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안정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등 투자자별 성향에 따라 세분화된 상품을 소개받을 수 있다.

퇴직연금 종목 결정은 투자성향에 따라 정기예금, 주식형, 채권형 등의 분산비율을 정하고 국내·해외별, 대형주·중소형주별, 해외 투자처별 상품을 비교하면 된다. 또한 수수료 대비 수익률 가성비도 따져봐야 한다. 아무래도 수익률 높은 상품이 수수료가 높은 경향이 있으나 낮은 수수료에도 높은 수익률을 올린 상품이 있다.

퇴직연금은 단순히 퇴직금을 적립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성격도 가지고 있다. 운용 종목이나 수익률을 모른 채 매월 일정한 금액을 꼬박꼬박 적립하는 것은 ‘묻지마 투자’나 다름없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적극적으로 '갈아타기'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안정성 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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