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중학교 입시에 실패한 평범한 학생이던 그가 어떻게 이토록 위대한 수학자가 될 수 있었을까. 이 책은 대학졸업 후 39년간 수학 연구에만 매진해 온 그의 지적 에세이다. 그렇다고 성적 향상 혹은 지적 발전의 대단한 비결을 늘어놓은 것은 아니다.
다만 그의 학문과 인생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특한 그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그는 '학문을 머리로 한다'는 통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학문은 재능이나 잔재주가 아닌 '정서'로 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정서가 인간 발육을 좌우하기 때문에 정서를 키우는 교육이야말로 중요하다고. 오늘의 정서가 내일의 머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실제로 열등생의 경우 정서가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자신의 경우 파리 교외의 숲에서 산책하다가, 문득 배에 올라타 아름다운 자연에 취해 넋을 놓고 있다가 중요한 발견들을 한 경험을 소개한다. 자칫 동떨어져 보이는 학문(수학)과 정서의 연결고리를 강조하는 시각이 흥미롭다. 학문은 정서적이기에 정서적 경지가 넓어졌을 때 그것을 느끼는 발견도 가능하다는 그의 메시지는 되새겨볼 만하다.
◇ 수학자의 공부=오카 기요시 지음. 정회성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펴냄. 240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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