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원전, 세파 겪으며 더 안전해 졌죠"

머니투데이 세종=정혜윤 기자 | 2018.01.11 05:30

[피플]김익래 한국수력원자력 건설처 부장, 탈원전 기조에도 묵묵히 소임 다해 '한수원인' 대상 수상

'2017 자랑스런 한수원인 대상' 수상한 김익래 한수원 건설처 부장
“원전 건설에 평균 5년이 걸리는데, 신고리 3호기는 8년 넘게 걸렸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형 3세대 가압경수로인 ‘APR1400’ 원전 운전을 시작하면서 뭔가 이뤘다는 성취감이 들었습니다.”

‘자랑스런 한수원인(人)’ 대상으로 선정된 김익래 한국수력원자력 건설처 부장(사진)의 말이다. 한수원인상은 2014년 제정됐다. 한수원 최고 영예의 상이다. 자기분야에서 뛰어난 업적과 진취적인 자세로 귀감이 된 직원을 발굴·시상하는 것이다.

김 부장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140만kW(킬로와트)급 신고리 3·4호기 원전 건설 책임을 맡았다. 원전에 대한 정부 정책 방향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유연한 사고로 묵묵히 소임을 다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 위치한 신고리 원전 3·4호기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한국형 신형가압경수로(APR1400)’와 같은 노형이다. 신고리 3호기는 2007년 9월 착공해 2016년 12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4호기의 공정률은 99.6% 수준으로 오는 9월 준공 예정이다.

김 부장은 신고리 3·4호기 건설 과정에 대해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와 사건들로 인해 한 3년 정도 시간이 더 걸렸다”고 설명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졌고, 2013년에는 원전에 사용된 안전등급 제어 케이블의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이 적발됐다. 김 부장은 당시 원전 안전성 확보를 위해 케이블 교체공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교체 작업 관리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 부장은 “어려운 과정을 겪었지만, 결국 성과를 냈다는 측면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고리 3·4호기는 기존 100만kW급 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였다. 설계수명은 60년으로 기존 40년보다 20년 늘었고, 내진 설계 규모도 6.5에서 7.0으로 강화됐다.


김 부장은 “신고리 3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1년간 무사고 운영을 했는데, 이런 것들이 해외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형 원자로 APR1400는 지난해 유럽 안전기준에 맞춰 설계한 ‘EU-APR’이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심사를 통과했다. 또 세계 원전 규제 기관중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 인증심사도 사실상 통과했다. 이 영향을 받아 지난해 영국 북서부에 원전 3기를 짓는 ‘무어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중국을 제치고,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최근엔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를 추진중이다.

해외에서 잘 나가는 한국 원전이지만, 국내에선 ‘탈(脫)원전’으로 정책 방향이 바뀌어 원전 건설 책임자로서 부담스럽기도 하다. 김 부장은 “정부 정책을 따라야 하는 공공기관이다 보니 주어진 목표가 정해지면 이를 준수해야 한다”며 “조직 내에서 서로 잘 보듬으면서 난관을 극복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원자력 안전성 문제를 포함해 제 위치와 업무를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 부장은 “사실 세계적인 추세로 보면 현재 한국 원전 기술은 안전성 측면에서 100점 만점에 100점짜리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신념을 바탕으로, 국가 전력사업에 도움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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