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대어' 젠바디, 몸값 1조원까지 치솟은 이유는?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 2018.01.10 16:43

[IPO정밀분석]"브라질 국영제약사에 올해 1000억 매출 목표…지난해 매출 620억 달성"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젠바디가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젠바디는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하고 2017년 연간 실적이 반영된 감사보고서가 제출된 이후인 오는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2012년 설립된 젠바디는 2015년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를 국산화하는 등 고위험 전염병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업체다. 젠바디 진단키트는 혈액 속 지카바이러스 항체를 찾아내 20분 만에 감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기존 제품에 비해 검진시간을 6배 이상 단축 시켰다.

젠바디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6년 11월 브라질 국영제약사인 바이아파르마(Bahiafarma)와 3000만 달러(321억원) 수준의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바이아파르마와 5725만달러(613억원) 규모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올해도 같은 규모의 추가 공급계약이 두 차례 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젠바디가 공급한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는 바이아파르마를 통해 브라질 보건 당국에 납품돼 브라질 전역 공공의료 서비스 시설에 배포되고 있다.

김도연 젠바디 CFO(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는 "젠바디는 2016년 브라질 올림픽을 앞두고 당시 글로벌 제약사에서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개발을 꺼리던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를 공급하며 브라질 정부와 신뢰관계를 쌓았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바이아파르마와의 계약 실적을 바탕으로 지카바이러스 뿐 아니라 뎅기·치쿤구냐·황열 신속 진단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브라질 중심의 수출 실적을 향후 인도네시아·중국·말레이시아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젠바디 수출 실적은 4625만달러(495억원)로 전년 수출액 112만달러(12억원) 대비 4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 추정치는 620억원, 당기순이익은 300억원에 이른다.

효율성 높은 진단키트 기술력을 앞세워 실적이 급성장하자 장외시장에서 젠바디 기업가치 역시 치솟고 있다. 일부에선 기업가치가 최대 1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진단키트는 판매가 대비 제조원가율이 낮아 영업이익률이 40~50%대에 이른다.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주관사 선정에 앞서 지난해 2월 기업가치를 1500억원으로 산정하고 각각 30억원, 50억원을 투자했다. 젠바디가 큰 폭으로 개선된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상장에 나설 경우 주관사 역시 600%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는 셈이다.

또 최근 바디텍메드, 피씨엘 등 증시에 상장된 진단키트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지난 연말부터 지속된 바이오업종 강세를 타고 치솟으면서 젠바디에 대한 상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 부사장은 "올해 바이아파르마향 매출액은 1000억원, 이밖에 매출처에서 400억~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경쟁 업체가 신규 진입하더라도 브라질 식약청 등록과 판매허가를 받기까지 통상 3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 3년 이상은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높은 바이오 업종 특성과 최근 실적 상승세를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급등할 이유가 충분한 기업"이라며 "현재 증시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과 비교해도 젠바디 만큼 실적을 가시화한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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