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터미널 개항 코앞인데…은행-인천공항 '임대료' 갈등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18.01.10 04:52

은행 '1터미널 손실' 보전 원하는데 공항 '글쎄'…국민銀, 2터미널 이용 불가


은행권과 인천공항공사가 제2터미널(T2) 점포 임대료를 둘러싸고 줄다리기 협상을 거듭하고 있다. 신한·KEB하나·우리은행은 임대료를 확정하지 못한 채 우선 영업부터 개시하기로 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천공항 T2 사업권을 보유한 신한·KEB하나·우리은행은 오는 18일 T2 개항에 맞춰 각각 점포 개점식을 열고 영업을 개시한다. 1사업권을 따낸 신한은행은 출장소와 함께 출국장 2곳, 입국장 2곳, 지하층 1곳 등 5개의 환전소를 운영한다. 우리은행(2사업권)과 KEB하나은행(3사업권)도 출장소와 각각 5곳, 4곳의 환전소를 열 계획이다.

공항 내 은행 점포는 한국의 관문이라는 상징성에 한 해 5000여만명의 관광객에게 브랜드를 홍보하는 효과가 있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일단 사업권 획득에 수백억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지난해 6월 T2 사업권 입찰 때 신한은행은 208억원, 우리은행은 118억원, KEB하나은행은 101억원의 거액을 써냈다. 게다가 임대료가 비싸고 환전 업무 외에 다른 영업은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24시간 문을 열어야 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2016년 기준으로 T1에서 각 은행은 적게는 200억원대에서 많게는 600억원 이상의 임대료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인천공항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현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T1 내 KEB하나은행의 연간 임대료는 3.3m²당 3억6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의 최대 변수인 임대료 협상에 은행권이 사활을 거는 이유다.


하지만 수개월 이어진 협상에서도 인천공항과 은행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3개 은행은 T1에서도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한항공, 에어프랑스, KLM, 델타항공이 T2로 이동해 T1 내 점포에서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T2 임대료를 낮춰 달라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천공항도 이런 사정을 이해하고 있지만 제시하는 임대료는 은행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T2 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KB국민은행의 속내는 더 복잡하다. 2014년 T1 사업권 입찰에 이어 연거푸 고배를 마시며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인천공항 내에 점포가 없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그간 T1에서는 KEB하나은행과 제휴해 고객이 미리 환전을 신청하면 공항 내 KEB하나은행 점포에서 외화를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T2에서는 어느 은행과도 제휴를 맺지 않아 국민은행 고객들은 다른 은행 환전소에서 비싼 수수료를 물어야 할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의 제휴에 다른 입점 은행들이 불만을 제기하면서 T2에서는 KEB하나은행이 제휴에 소극적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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