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유럽 대신 아시아…日 주도 TPP 참여 검토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8.01.03 15:11

아태지역 이외 TPP 검토 최고 국가…"브렉시트 협상에 집중해야" 비판도

영국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참여 검토를 처음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리암 폭스 영국 국제무역부 장관. /AFPBBNews=뉴스1
대서양의 섬나라 영국이 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경제 공동체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검토 중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무역 확대를 위한 대책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은 최근 TPP 참여 방안에 관한 비공식 회의를 진행했다. TPP는 일본이 주도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아태지역 이외 국가 중에서 TPP 참여 논의를 시작한 건 영국이 처음이다.

영국의 TPP 참여 검토는 리암 폭스 영국 국제무역부 장관의 제안으로 처음 시작됐다. 폭스 장관이 최근 중국 투자 유치를 위해 사흘간 출장을 다녀온 직후다. 이에 대해 그레그 핸즈 영국 무역부 장관은 “다자간 관계에서는 어떤 지리학적인 제한도 없으며, 영국의 TPP 참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만 영국이 실제로 TPP에 가입하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일 필요해 보인다. 우선 TPP 자체가 발효가 안 됐다. 일본과 호주, 멕시코 등 11개국은 지난해 11월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포괄적·점진적 TPP(CPTPP)'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각국 비준을 거쳐 언제 정식으로 발효될지는 미지수다.


영국이 아직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영국은 내년 3월 정식으로 EU를 탈퇴하지 전까지 다른 나라와 개별적으로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없다. 영국 내부에서도 “지금은 EU와의 협상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비판이 나온다. 배리 가디너 영국 예비내각 무역부 장관은 "TPP가 도움될 수도 있지만 메인이벤트는 아니다"라며 “정부가 EU와의 무역협정 협상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이 TPP에 참여해도 경제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영국 경제와 기존 TPP 국가들과의 무역 연관도가 낮기 때문이다. TPP 최대 경제국인 일본이 영국 상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그친다. TPP 11개국 전체를 통틀어도 8% 정도다. 반면 독일은 11%를 차지한다. 영국이 강점을 가진 금융·서비스 분야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지난해 상반기 대일본 서비스 수출은 17억달러로 최대 시장인 미국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미국은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TPP 탈퇴를 선언했다.

FT는 한 TPP 관계자의 말을 빌려 “브렉시트가 완전히 이뤄지기 전에 영국과 TPP 참여를 논의하는 건 너무 이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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