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대목동만 상급종병 지정 보류…같은 기준·다른 결론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 2017.12.29 04:40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이 발생한 후 한 종합병원 의사가 보인 반응은 '우리 병원이 아니어서 다행이다'였다. 말 그대로 의료계는 '터질게 터졌다'는 분위기였다.

이대목동병원은 난이도가 높은 의료 행위를 전문적으로 해온 '상급종합병원'이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는 병원의 최우선 가치인 '환자안전'이 빠져 있었다.

정부는 사고 발생 후에야 심각성을 깨달았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3기(2018년~2020년) 상급종합병원에 서울대병원 등 42개 기관을 지정하고, 이대목동병원은 보류했다.

이대목동병원은 당초 상급종합병원 평가점수 산정 결과, 지정 대상에 포함됐다. 심지어 평가 점수도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복지부는 신생아 사망사건 등에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해 지정을 보류한 것이다.

이대목동병원은 신생아 사망사고 이외에도 병원 내 위생, 감염문제가 있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와 지정 보류 결정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대목동병원과 같은 기준으로 심사를 받은 다른 병원들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이뤄졌다. 분명 같은 기준으로 심사를 했지만 다른 결론이 나온 것이다.


'병원 내 감염' 문제는 이대목동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된 다른 42개 병원에서도 '병원 내 감염'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3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서둘렀다. '병원 내 감염’에 대한 평가 기준을 다른 병원에는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병원의 최우선 가치는 '환자 안전'이다. 특히 심각한 질환자가 많은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안전 기준은 무엇보다도 우선시돼야 한다. 의료계가 우려하는 '병원 내 감염'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지정기준을 재정립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기능 뿐만 아니라 병원의 최우선 가치인 '환자 안전'에 대한 평가기준이 마련돼야 할 때다.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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