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서 비트코인까지…가격 급등한 '올해의 위너'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7.12.28 16:09

'정크' 탈출한 포르투갈 국채 반등…달러 매도' 거래도 수익률↑

올해 비트코인 가격 추이/자료=코인마켓캡
올 한해 원자재와 자본시장 곳곳에서 '세자리수' 이상의 '광속 랠리'가 연출됐다. 이례적인 급등세를 보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도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 해 동안 눈에 띄는 랠리를 펼친 자산군으로 가상화폐와 코발트, 포르투갈 국채, '달러 매도 거래' 등을 꼽았다.

◇코발트-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에 몸값 높아져

코발트는 원자재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가격은 올해 들어 120% 뛰었다. 글렌코어·차이나몰리브뎀 등 코발트 채굴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이는 올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원료다. 코발트의 약 절반이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 매장돼 있는데, 이 지역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코발트를 확보하기 위한 전기차 업체들의 애를 태웠다.

전기차 양산에 나선 자동차 기업들과 배터리 업체들이 안정적인 코발트 공급처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코발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공급부족에 더해 투자 수요까지 급증했다. 캐나다에 상장된 투자기업 코발트27은 코발트 2800톤을 쌓아뒀다. 약 2억900만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포르투갈 국채-'경제회복→정크 탈피'로 채권 가격도 '껑충'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채시장에서 올해의 승자는 단연 포르투갈이다. 경제 개선에 채권시장이 반응하면서다. 포르투갈은 유로존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주변국'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까지 받은 신세다.

그러나 올해 들어 경제 개선세가 뚜렷해졌다. 실업률이 8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2010년 4분기부터 2012년 4분기까지 '마이너스'였던 경제성장률이 지난 1분기 1%까지 반등했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 비율도 2010년 11.2%에서 지난해 2%로 낮추며 유럽연합(EU) 권고치(3%)를 밑돌았다.

그러면서 올해 9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포르투갈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에서 투자등급으로 격상한 데 이어 또 다른 신평사 피치도 이달 포르투갈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등급으로 상향조정했다.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포르투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부쩍 늘어났다.

이 결과 포르투갈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초 3.7%에서 최근 1.84%로 하락했다(채권 가격 상승). 스페인 국채와의 금리 차도 235bp(1bp=0.01%포인트)에서 36bp로 좁혀졌다.


◇가상화폐-'기록적인 폭등'…모두를 놀라게 한 새로운 자산

가상화폐는 올해 어떤 자산보다도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뛰었다. 가상화폐 중에서도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연초 950달러이던 비트코인은 현재 1만6000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의 아류인 이더리움도 1년 새 8달러에서 600달러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라이트코인도 4.5달러에서 324달러까지 상승했다.

크리스마스 연휴 전후로 가상화폐들의 가격이 급락하긴 했지만 연초 대비로는 현저하게 오른 상태다. 연말에 접어들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등 대형 제도권 거래소가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하자 가상화폐의 입지는 더 공고해졌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헤지가 가능해져 기관투자자들을 가상화폐 시장에 더 끌어모을 수 있으리란 예상이다.

물론 비관론자들도 상당하다. 이들은 비트코인 붐을 17세기 튤립 버블(거품)에 견주며 비트코인도 버블 붕괴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가치 저장이나 교환 등 화폐로서의 기능을 하기 어렵고, 보안이 취약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가상화페의 미래를 누구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에 정말 버블이 터지며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내년 역시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최고의 한 해를 보낼 수도 있다.

◇'달러 매도·신흥국 통화 매수'-'오를 줄 알았는데'…예상과 달리 하락한 달러

지난해 이맘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2017년을 달러 강세의 해로 예상했다. 트럼프가 감세, 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 등 달러 강세 재료가 될 공약을 외쳤기 때문이다. 동시에 트럼프가 강조한 '미국 우선주의'는 신흥국에 불리한 요소인만큼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올해 실제 흐름은 정반대였다. 1년 전 드물게 달러 약세를 전망했던 토마프 플러리 UBS 최고투자책임자는 당시 "달러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성장률이 개선되면 이 성장 모멘텀이 유럽으로 연결되며 유로화 반등을 불러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예상치 못한 정책 입안 과정에서의 불협화음 등도 달러 약세를 초래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올 한 해 달러는 최근 그 어느 해보다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8.7%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13% 절상됐다. 신흥국 통화가치도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달러 대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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